그룹 AOA 출신 권민아가 성폭행 피해를 포함한 자신의 과거를 다시 꺼내 들며, ‘증거가 없었던 피해자의 현실’을 고백했다. 이틀 동안 총 8차례에 걸쳐 장문의 글을 올린 그는, 왜 오랜 시간 침묵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차분하지만 무겁게 설명했다.
권민아는 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증거가 없어서 더 숨어야 했다”며 과거 성폭행 피해 사실과 그 이후의 시간을 털어놓았다. 그는 피해 사실을 입증할 물적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오히려 더 위축됐고, 두려움 속에서 문제를 외면한 채 살아갈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했다.
권민아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10대 시절 발생했다. 그는 당시를 떠올리며 “강간만큼은 피하고 싶었지만 결국 성폭행을 당했다”고 표현했고, 이후 피투성이가 된 채 새벽에 집으로 돌아와 긴 옷으로 몸을 가린 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하루를 버텼다고 밝혔다. 병원이나 경찰의 도움을 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보복이 두려웠고, 가족에게 알려질까 무서웠다”고 적었다.
그는 “피해 사실은 있었지만 남은 것은 기억뿐이었다”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시간이 흐를수록 스스로를 더 의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결국 해당 사건은 재판 과정에서 일부 사실은 인정됐지만, 상해 부분은 입증되지 않았고, 1심에서는 공소시효 만료로 가해자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권민아는 “억울해서 말했고, 말했기 때문에 더 무너졌다”고 솔직한 심경을 덧붙였다. 그는 반복되는 고백이 대중에게 피로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이건 변명이 아니라 기록”이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는 이유를 분명히 했다.
한편 권민아는 이번 글에서 유년 시절의 가정폭력, 연습생 시절의 위계 문화, AOA 활동 당시의 심리적 압박 등도 함께 언급하며, 자신의 삶을 관통해온 불안과 상처를 차례로 꺼냈다. 그는 “모든 상황에서 증거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증거가 없을 때 피해자가 얼마나 고립되는지 말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권민아의 연이은 고백은 단순한 폭로나 논란을 넘어, ‘증거가 없는 피해’가 남기는 공백과 그 안에서 버텨온 개인의 시간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고 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