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러낸 건 몸이었지만, 남긴 건 맥락이었다. 선미가 공개한 휴양지 사진 속 시선은 비키니보다 오래 머무는 장면이 있다. 혼자인 듯 보이지만 완전히 혼자가 아닌 컷, 설명 없는 남성의 존재는 노출보다 의도가 먼저 읽히는 선택이었다.
20일 가수 선미는 자신의 SNS에 휴양지에서 촬영한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바다 위 데크, 물속에서 허리를 고쳐 잡는 순간, 그물 위에 몸을 맡긴 장면까지. 노출은 분명했지만, 사진의 중심은 포즈가 아니라 ‘상태’에 가까웠다.
선미는 체크 패턴의 투피스 비키니를 선택했다. 단색보다 시선을 분산시키는 패턴은 허리에서 골반으로 이어지는 곡선을 강조하면서도 과한 노출로 흐르지 않게 만든다. 상체는 고정하고 하체는 자연스럽게 흐르는 구도는, 보여주기보다는 스스로 확인하는 시선에 가깝다.
눈길을 끈 것은 일부 컷에 함께 등장한 남성의 존재다. 얼굴은 드러나지 않았고, 관계를 암시하는 장면도 없다. 다만 ‘완전히 혼자인 여행’이라는 설정을 깨는 정도의 거리감으로만 등장한다. 주인공은 끝까지 선미였고, 남성은 배경에 머문다.
이 선택은 의도적으로 보인다. 혼자 찍은 휴양 사진은 자칫 연출처럼 보일 수 있지만, 타인의 존재를 살짝 남김으로써 사진은 생활감과 현실성을 얻는다. 연애설을 던지기보다는, 지금의 시간을 ‘혼자가 아닌 순간’으로 기록하는 방식에 가깝다.
올해 33세인 선미는 2007년 원더걸스로 데뷔해 어느덧 그룹 활동 18주년, 솔로 데뷔 12주년을 맞았다. 무대 위에서 강렬한 콘셉트를 반복해온 그는 최근 들어 설명 없는 이미지, 해석의 여지를 남기는 선택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진 역시 마찬가지다. 육감적인 비키니 자태보다 오래 남는 것은 왜 이 장면을, 왜 이 구성으로 올렸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선미는 노출을 공개했지만, 이야기는 말하지 않았다. 대신 보는 쪽이 해석하게 두었다.
그래서 이 사진은 스캔들이 아니라 기록에 가깝다. 선미가 지금 어떤 상태로, 어떤 거리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한 장의 힌트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