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스포츠 명예의 전당 중 가장 들어가기 어려운, 그래서 가장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미국 야구 명예의 전당, 이제 역사의 과오를 바로잡을 시간이다.
2026 명예의 전당 입회자를 결정하는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 결과가 공개됐다.
이번 투표는 한국 야구에도 의미가 있는 투표였다. 한국인 선수 최초로 추신수가 후보로 올랐기 때문이다.
추신수는 비록 5%의 득표율을 넘기지 못해 첫 해 후보 자격이 박탈됐지만, 세 표를 얻으며 선전했다. 이번에 처음 후보 자격을 얻은 선수 중 5%를 넘긴 선수는 추신수의 텍사스 시절 동료 콜 해멀스(23.8%)가 유일하다.
추신수의 세 표는 라이언 브론(15표) 에드윈 엔카르나시온(6표)보다 적지만, 맷 켐프, 헌터 펜스, 릭 포셀로(이상 2표) 알렉스 고든, 닉 마카키스(이상 1표)보다 많은 숫자다. 지오 곤잘레스, 하위 켄드릭, 다니엘 머피는 한 표도 얻지 못했다.
한때 메이저리그에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노모 히데오조차 첫 해 1.1% 득표에 그치며 후보 명단에서 사라졌다.
그만큼 명예의 전당 투표는 살아남기 힘들다. 투표용지에 이름이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라 할 수 있다.
후보에 오르기도 까다로운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10시즌 이상 뛰었고 은퇴한 지 5년이 넘어야 후보 자격을 얻는다.
이런 자격을 채우고도 BBWAA의 후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후보가 될 수 없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도 외면받은 선수 중 한 명이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에서 17시즌을 뛰며 124승 98패 평균자책점 4.36, bWAR 18.1을 기록했다. 2001년에는 올스타에 선정됐다. 무엇보다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라는 타이틀은 인정받아 마땅하다.
그런 그를 외면한 것은 BBWAA, 그리고 명예의 전당의 분명한 실수다. 추신수를 후보에 올렸으면, 박찬호도 평가받을 기회를 줘야 한다.
BBWAA 투표에 뒤늦게 후보로 이름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할 터. 그렇다면 원로위원회 투표를 통해서라도 그에게 평가받을 기회를 줘야 한다.
한국인 메이저리그 도전사에 큰 족적을 남긴 선수를 외면한 과오를 바로잡을 시간이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