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라서 가능했다. 가방을 해체해 옷으로 만들어 입어도 어울릴 것 같은 인물. 보테가 베네타가 그녀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그 지점에 있었다.
28일 오후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2026 여름 프라이빗 뷰 포토콜 행사에 배우 이영애가 참석해 포토타임을 가졌다. 이날 현장에는 문가영, 김선호, 홍경, 미야오 수인, 스트레이 키즈 아이엔, 태국 배우 칸야위 송무앙과 듀 지라왓 등도 함께했다.
이영애는 이날 베이지 톤의 셋업 위에 구조적인 실루엣의 아우터를 매치한 스타일로 등장했다. 직선과 면이 강조된 디자인, 절제된 컬러 팔레트, 그리고 손에 든 보테가 베네타의 가방까지. 장식보다 구조가 먼저 보이는 스타일이었다.
특히 눈길을 끈 건 가방과 의상의 경계가 흐려진 듯한 조형미였다. 보테가 베네타 특유의 인트레치아토(가죽을 엮는 기법)를 연상시키는 디테일은 마치 가방을 조각내 옷으로 확장한 듯한 인상을 남겼다. 이영애의 차분한 태도와 단단한 실루엣은 그 미학을 과하지 않게 완성했다.
보테가 베네타가 추구해온 디자인은 늘 로고보다 구조, 장식보다 소재에 가까웠다. 시간이 지나도 흐트러지지 않는 형태, 그리고 착용자의 분위기로 완성되는 옷. 이영애는 그 철학을 설명 없이 증명하는 인물이었다.
54세라는 숫자는 이날 의미를 잃었다. 나이를 지우기보다, 시간을 입은 쪽에 가까웠다. 보테가 베네타의 디자인이 그렇듯, 이영애 역시 조용하지만 분명한 존재감으로 현장을 채웠다.
이날 포토타임에서 이영애는 브랜드와 인물을 나란히 세우지 않았다. 대신, 하나의 미학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보테가 베네타의 선택이 설득력을 얻는 순간이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