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보는 조인성과의 액션과, 박정민과 신세경이 그리는 애틋한 멜로, 그리고 박해준의 열연과 ‘액션 영화의 대가’ 류승완 감독이 만든 영화 ‘휴민트’가 설 연휴를 향해 흥행의 총구를 겨눴다.
4일 오후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휴민트’의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배우 조인성,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류승완 감독이 참석했다.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다. ‘베를린’ ‘모가디슈’에 이어 ‘휴민트’로 해외 로케이션 3부작을 완성한 류승완 감독은 또 한 번 세계관을 확장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류승완 감독 특유의 타격감 넘치는 연출과 이국적인 풍광은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하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여기에 ‘류승완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조인성을 비롯해 어느덧 그와 세 번째 연기 호흡을 맞춘 박정민, 박해준, 신세경 등 보적 존재감의 배우들이 각기 다른 결의 연기로 완벽한 앙상블을 선보인다. 네 사람은 같은 공간과 상황 속에서 전혀 다른 서사를 치밀하게 쌓아 올린다. 각 인물의 복잡한 관계성과 감정이 충돌하며 발생하는 수많은 갈등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을 밑바탕으로 스크린에 펼쳐지며 영화의 극적인 재미를 완성한다.
긴 해외 로케이션으로 함께 작업한 배우는 물론이고, 현장 스태프들과의 끈끈한 우정을 쌓아나간 조인성은 “추운 겨울날 많이 의지하면서 촬영했던 기억이 있다. 영화를 보셨으니, 마지막 시퀀스 정도를 찍고 있는 2월이었을 거 같다. 영화를 찍으면서 하루빨리 관객들과 영화를 선보일 수 있는 날을 기다려 왔다”고 개봉을 앞두고 떨리는 심경을 드러냈다.
박정민은 “유독 감정적으로 이입이 됐고 그리운 현장이었다. 추운 겨울이 되니, 추웠던 그해 겨울이 생각나고 참 그립다”고 했으며, 박해준 또한 “이날을 많이 기다렸다. 동료들이 정말 많이 보고 싶었다”고 애정을 표했다. 기자간담회의 홍일점인 신세경 또한 “짧지 않은 기간 해외에 함께 머물고 동고동락하면서 치열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만들었던 생각이 난다”고 덧붙였다.
“영화 만드는 일을 적지 않게 했는데 유독 많이 떨린다”고 말한 류승완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 내내 현장에서 각별했고, 모두에게 특별한 영화다. 소중하고, 끈끈하게 작업했다. 배우들을 중심으로 모두가 똘똘 잘 뭉치는 현장이어서, 연출을 하는 사람으로서 좋았던 기억보다 감사함이 큰 현장이었다”고 함께 한 모든 이들을 향한 고마움을 표했다.
조인성이 연기한 국정원 요원 조 과장은 매 임무 냉철하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지만 정보원을 잃는 사건 이후로 트라우마를 겪는 캐릭터이다. 조인성은 깊이 있는 감정 연기는 물론 액션까지 완벽 소화하며 조 과장만의 품위 있는 모습을 완성했다.
“류승완 감독과 세 번째 작품”이라고 말문을 연 조인성은 “시나리오를 받지 않은 상태서, ‘휴민트’에 대한 이야기만 듣고 출연을 결정했다. 시나리오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서로 신뢰하는 사이이기 때문에 ‘이 작품을 어떻게 같이 만들어낼까’가 더 중요했다. 이후 시나리오가 나왔고 수정작업에서 아이디어를 주고 받으면서 함께 작업해 나갔다”며 “류승완 감독과의 작업은 시나리오보다 ‘같이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서 출발한다. 단단한 신뢰에서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고백했다.
박정민은 북한 국가보위성 조장 박건 역을 통해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냉정한 판단력을 가졌지만, 우연히 마주친 채선화 앞에서는 감정적인 혼란을 겪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거친 액션과 눈빛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박정민과 대립각을 세우는 박해준은 ‘휴민트’에서 180도 다른 모습으로 돌아온다. 박해준이 연기한 황치성은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북한 총영사로 권력과 욕망에 충실한 인물이다.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자신만의 온도로 연기해 내는 베테랑 배우 박해준과 만나 더욱 입체적이고 생생한 캐릭터로 탄생했다.
마지막으로 신세경은 북한 식당 종업원 채선화 역을 맡아 극에 깊이를 더한다. 생존을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채선화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중심에서 섬세하고도 힘 있는 감정 연기를 통해 관객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영화 속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박정민과 신세경이 선보이는 멜로 연기 호흡이다. “그동안 해온 멜로 작품과는 다른 결이어서 많은 기대가 됐다”고 말한 신세경은 “같이 촬영하게 될 배우들이 박정민이라고 해서 더 설레고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저와 박건의 감정선도 중요하지만, 영화 전체에 잘 어우러지고 조화를 이루는 호흡이 중요하는 생각을 했다”고 멜로 후기를 전했다.
신세경과의 멜로 호흡을 맞춘 박정민은 “박건이라는 인물이 가진 목적성은 영화 초반부터 오로지 선화(신세경 분) 뿐이다. 선화를 마음에 품고 촬영하면서, 어떻게 그에게 직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신세경을 ‘휴민트’로 처음 만났는데, 일찍 나를 향한 마음을 열어줬다. 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도 자주 나눌 수 있었다. 서로 의지를 많이 했다. 서로에게 집중해서 연기하는 것 말고는 ‘멜로’에 대한 방법론적인 것은 없었다”고 고백했다.
신세경은 박정민이 연기한 박건에 대해 “현장에서 모니터를 통해 보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고 말하며 “빈말이 아닌 진심으로 멋있다고 생각했고, 스크린을 통해 여심을 휘어잡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굉장히 설렌다는 감정을 느꼈다”고 평했다.
‘휴민트’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조인성을 필두로 박정민과 박해준이 만들어 낸 액션연기다. 특히 조인성과 박정민은 작품을 통해 남다른 브로맨스를 자랑한다. 조인성에 대해 “많이 의지하고, 배울 것도 많은 선배님”이라고 지칭한 박정민은 “유대관계를 쌓아올린 시간 덕분에 자연스럽게 ‘브로맨스’의 분위기가 발현된 것 같다. 덕분에 편하게 잘했다. 이번에 형과 세 번째 작품인데, 이전 작품에서는 늘 맞거나, 뒤에서 공격당했었다면 ‘휴민트’는 앞에서 ‘강대 강’으로 붙는다. 참 옳게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진심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조인성과의 액션 호흡이 좋았다고 밝힌 박정민은 “액션을 할 때 잠깐이라도 딴 생각을 하면 위험하다. 조인성이 워낙 액션에 일가견이 있다 보니 보호받으면서 연기를 하는 느낌이었다. 무엇보다 조인성의 팔다리가 길다. 바라만 봐도 좋지 않느냐. 그래서 저도 따라가려고 했다. 존경하는 선배의 아우라를 맞춰주고 따라가기 위해 연습했면서 현장에서 몸을 아끼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휴민트’로 류승완 감독과 처음으로 함께 작업한 박해준은 “감독님은 예상 밖의 액션을 만드는 것 같다. 창의적인 액션을 만들어낸다. ‘이거 어떻게 찍으려나’ 했던 것이 나오는 걸 보고, 류승완 감독이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며 “대본과 또 달리 영화 속 액션들이 구현되는 것을 보고 창의적이라고 생각했고, 한 번도 같은 액션을 본 적이 없어서, 그런 부분에서 놀랐다”고 털어놓았다.
‘휴민트’는 액션과 멜로의 경계에 있다. 액션 영화냐, 멜로 영화냐는 질문에 류승완 감독은 “영화를 관람하시는 관객들의 현재 상태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연인과 함께 보시는 분들은 멜로가 중요할 것 같고, 친구와 함께 보는 사람은 액션을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제가 관객들에게 무엇을 더 중점적으로 봐달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관람을 방해하게 될 것 같다”며 “만드는 사람으로서는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하기가 어렵고, 둘의 밸런스가 잘 맞춰졌으면 한다. 관계들이 촘촘하게 세워지지 않으면 액션의 폭발력이 생기지 않는다. 모든 인물의 관계가 중요하기에, 무엇이 더 중요하게 작용하게 됐는지 말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조인성과 박정민이 전면에 나서면서 초창기 구상했던 영화의 톤앤매너에서 더욱 깊고 묵직해졌다고 고백한 류승완 감독은 “조인성이 있었기에 박정민의 멜로를 밀어붙일 수 있었다. 통상적으로 반대의 세팅으로 기획했을 거 같은데, 조인성이 ‘키다리 아저씨’처럼 보였으면 했다”며 “무엇보다 멜로적 감성의 깊이를 위해 조인성에게 촬영 없을 때도 나와서 보면서 같이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부탁했었다. 감사하게도 조인성이 나와서 이러 저런 좋은 의견을 줘서 잘 만들어진 것 같다”고 흡족함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류승완 감독은 함께 해준 배우들을 향해 “극 중 인물들의 관계를 표현하는 것은 배우의 몫이다. 극 중 모든 배우가 자기 몫 이상을 해줬기에, 연출한 사람으로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류승완 감독은 “설 연휴에 개봉 영화를 만든 모든 사람들과 모두 친하다. 바람이 있다면 이번 설 연휴가 기니, 경쟁을 떠나 개봉하는 모든 영화들을 예쁘게 봐주셨으면 한다”며 “‘휴민트’는 배우들의 매력이 스크린에서 뿜어져 나올 수 있도록 노력했다. 영화쟁이들이 모여서 능력의 최대치를 뽑아서, 극장에서 근사하다 싶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용을 썼다”고 당부했다.
한편 ‘휴민트’는 오는 11일(수) 개봉된다.
[한강로3가(서울)=금빛나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