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 무산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우완 라일리 준영 오브라이언(31)이 그 배경과 아쉬운 심정을 털어놨다.
오브라이언은 현지시간으로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있는 구단 훈련 시설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MK스포츠를 만난 자리에서 “준비돼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며 대한민국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말했다.
종아리 부상으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합류가 불발됐던 오브라이언은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8강전 대표팀 합류가 예상됐다.
호주전 선발로 나왔던 손주영이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그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것.
그러나 그는 소속팀 잔류를 택했다. “대표팀에서 내가 합류하기를 바랐지만, 나는 준비가 안 됐다고 느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느꼈다. 시즌 개막이 임박한 상황이라 특히 더 그랬다. 내게 있어 최선의 선택은 이곳에 남아 시즌을 위해 문제점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
다시 말해,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것은 선수 자신의 선택이었던 것. 그는 이를 재차 확인하는 질문에 “구단과 상의한 결과라고 봐야 한다.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며 구단과 자신의 뜻이 맞았다고 말했다.
그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에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0일 뉴욕 메츠와 그레이프푸르트리그 경기가 큰 영향을 미쳤다. 당시 그는 4회말 등판했으나 2/3이닝 4볼넷 1실점으로 부진했다.
오브라이언은 ‘그날 결과가 달랐다면, 다른 결정을 내릴 수도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그랬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그 경기는 내가 (WBC에서 경쟁할) 준비가 됐는지 안됐는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그 경기는 생각 대로 풀리지 않았고,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때 모든 것이 완벽했다면, 대표팀에 합류할 기회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경기에서 보여준 모습들은 내가 이곳에 남아 더 연습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42경기에서 48이닝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06, 6세이브 기록하며 두각을 나타낸 그는 오래전부터 어머니의 나라 한국을 대표해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 그런 그이기에 실망감이 컸을 터.
그는 “한국을 위해 뛰는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상황이 더 잘 풀리기를 바랐다. 그러나 불운하게도 그럴 수 없었다”며 아쉬움을 삼켰다.
오브라이언은 전날 대표팀이 도미니카 공화국과 8강전에서 0-10으로 패한 모습을 지켜볼 수 없었다. 같은 시간, 그는 로저 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그레이프푸르트리그 홈경기 등판했다. 8회초 마운드에 오른 그는 브라이스 매튜스를 3루 땅볼, 토미 사코 주니어를 유격수 땅볼, 케이든 포웰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이닝 무실점 기록했다.
“지금 상태는 좋다”며 말을 이은 그는 “어제는 좋은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컨디션도 아주 좋았다. 그러나 메카닉적으로 아직 동작이 완벽히 되풀이되지는 않고 있는 모습”이라며 좋아졌지만, 여전히 개선할 점이 남았다고 자평했다.
하이라이트로 대표팀 경기 결과를 확인했다고 밝힌 그는 “8강에 진출했기에 여전히 한국팀에게 멋진 대회였다고 생각한다. 즐겁게 지켜봤다”며 대표팀이 보여준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이번에는 기회를 놓쳤지만, 다음 기회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는 “다음 WBC든, LA올림픽이든 나는 여전히 한국 팀을 위해 뛸 의사가 있다”며 다음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모두의 응원에 감사드린다. 나의 대표팀 합류를 바라는 많은 팬의 메시지를 받았다. 일이 더 잘 풀렸으면 좋겠지만, 여러분 모두의 응원에 감사드린다”며 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주피터(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