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선수 박병호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는 코치로서 좋은 선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박병호 키움 히어로즈 잔류군 선임코치가 ‘선수’로서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박 코치는 26일 서울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은퇴식을 가졌다.
2005년 1차 지명으로 LG 트윈스의 부름을 받은 뒤 히어로즈, KT위즈, 삼성 등을 거친 박병호 코치는 현역 시절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이름을 날렸다. KBO리그 통산 1768경기에서 타율 0.272(5704타수 1554안타) 418홈런 124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14를 적어냈으며, 히어로즈 소속이던 2014시즌(52홈런)과 2015시즌(53홈런)에는 2년 연속 50홈런 고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 밖에 2016~2017년에는 미국 무대에서 활동했다.
이후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박병호 코치는 이날 특별 엔트리를 통해 4번 타자 겸 1루수로 키움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박 코치가 키움 소속으로 나온 것은 2021년 10월 30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무려 1639일 만이었다.
박병호 코치는 은퇴사를 통해 “어렸을 적 프로 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야구를 시작했다. 수 많은 선배의 은퇴식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은퇴식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그런 선수가 되게 해주시고 은퇴식을 정말 멋있게 준비해준 키움 구단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삼성 선수로 행복한 야구를 해 너무 좋았다. 많은 응원을 해주신 삼성 팬분들께 감사하다”며 “삼성과 경기에서 은퇴식을 꼭 하고 싶었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신 삼성 구단 관계자분들과 박진만 감독님, 선수들께 너무 감사하다. 덕분에 행복한 야구를 하고 멋있게 떠날 수 있게 됐다”고 삼성에 고마움을 표했다.
영웅 군단의 팬들은 박병호 코치를 다시 키움으로 돌아오게 했다.
그는 “히어로즈 팬 분들이 제가 선수 마지막에 삼성 유니폼을 입고 은퇴한다는 소식을 들으셨을 때 너무 슬퍼하셨다”며 “제가 다시 히어로즈에서 코치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그런 팬들의 응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눈물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선수 박병호를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는 코치로서 좋은 선수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다. 그동안 감사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후 양 팀 선수단 모두와 함께 기념 사진을 촬영한 박 코치는 아들과 함께 시구, 시타 행사를 가진 뒤 경기 시작 전 키움 선발 우완 박준현에게 공을 넘겨주고 임지열과 교체됐다. 더그아웃에는 함께 히어로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베테랑 내야수 서건창이 꽃다발을 든 채 기다리고 있었으며, 둘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한편 키움은 이날 삼성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3연승을 달린 키움은 10승 15패를 기록했다. 반면 7연패 늪에 빠진 삼성은 11패(12승 1무)째를 떠안았다.
2026년 1라운드 전체 1번으로 키움의 부름을 받은 뒤 이날 데뷔전을 가진 박준현은 5이닝 4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첫 승을 수확했다. 삼성 선발투수 장찬희(3이닝 3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1실점)도 쾌투했으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시즌 첫 패전(2승)을 떠안았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