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축구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에 있는 스미스 필드하우스 사우스필드에서 트리니다드 토바고와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 유타 캠프에서 열리는 두 차례 평가전 중 하나다.
대표팀은 국내 평가전도 포기하고 지난 18일 선발대가 미국으로 출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인근 훈련장에 캠프를 차렸다. 조별예선 1, 2차전이 열리는 과달라하라(1500미터)와 유사한 해발 고도(1410미터)에서 훈련하며 고지대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당연히 힘들었지만, 고비를 넘겼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고지대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말이 사실인지는 이날 경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일종의 ‘숙제 검사’인 셈이다.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치르는 평가전이기에 당연히 ‘과정’에 초점이 맞춰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결과’도 포기할 수는 없다.
홍 감독은 “월드컵 본선이 코앞에 있고, 선수들의 컨디션 문제도 중요하고, 멕시코로 들어가기 전에 하는 경기이기에 승리하는 것이 팀 분위기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이다다. 그렇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해서 모든 것이
원하는 대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수들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 경기의 의미에 대해 말했다.
그는 “솔직히 크게 고민되는 포지션은 많지 않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계획 대로 가고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모습이었다.
그렇다고 고민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미드필더의 핵심 황인범(페예노르트)은 경기 감각을 올릴 필요가 있다. 홍 감독은 “내일 경기 초반에는 못 나갈 수도 있지만, 적절한 시점에 투입할 계획”이라며 선수와 얘기를 나눠 투입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는 윙백으로 실험할 예정이다. 그와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두 선수가 “전혀 다른 스타일”이라 평한 홍 감독은 “두 선수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선수들에게 그 부분을 주문할 예정이다. 옌스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깜짝 발탁’ 카드인 이기혁(강원)에 대해서는 중앙 수비수 기용을 예고했다. “좋은 경기력을 유지했고 리그에서 검증이 됐기에 뽑았는데 몇 가지 고칠 부분도 있다. 계속 선수에게 얘기도 해주고 있다”며 개선할 부분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평가전은 먼저 캠프에 합류한 K리그와 먼저 시즌이 끝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소속 선수들이 주로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이 경기만 놓고 보면 공격 자원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
홍 감독은 이와 관련해서는 “오현규(베식타스) 선수는 내일 경기는 조금 어려울 거 같다. 남은 공격수가 손흥민(LAFC) 선수와 조규성(미트윌란) 선수인데 두 선수 교체를 하면서 적절한 시간을 볼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 맞춰 스리백과 포백을 모두 구상중인 그는 “작전을 다 알려줄 수는 없지만, 스리백도 포백의 움직임이 있고 포백도 스리백의 움직임이 있다. 이것이 우리가 두 개를 병행하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인데 내일은 우리가 준비한 대로 나갈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예고했다.
한국에 맞서는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엄밀히 말해 강팀은 아니다. 북중미 골드컵에서 4회 연속 조별예선을 통과하지 못했고 월드컵은 지난 2006년 한 차례 본선 진출했다.
이번 경기를 위해 22명의 선수들이 소집됐다. A매치 37경기 출전한 노아 파우더(웨스트체스터SC) 26경기 출전한 다니엘 필립스(스티브네이지FC) 등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면 A매치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A매치 54경기에서 12골 기록한 레비 가르시아(스파르타크 모스크바), 골드컵에서 뒤었던 미드필더 안자니 포춘(애틀란타) 등이 제외됐다. 수비수 리오 카르디네스도 소속팀 크리스털 팰리스가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결승에 오르며 소집 제외됐다. 나다니엘 제임스(노스 텍사스) 단타예 길버트(두클라 프라하)도 소속팀의 플레이오프 일정으로 빠졌다.
아랍에미리트 출신이지만 트리니다드 토바고 대표팀 주장 출신이었던 아버지 데이빗 나크히드를 따라 대표팀에 합류한 미드필더 알리 카짐 나크히드(알 히티파크FC), 미국 U-20 대표 출신 수비수 제이콥 그린(렉싱턴 스포팅 클럽) 스코틀랜드 출신 수비수 키어란 은그웬야(던펌라인FC) 등이 새롭게 합류했다.
데릭 킹 감독은 자국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상대의 기량과 경험이 얼마나 뛰어난지 잘 알고 있다. 한국은 탄탄한 조직력과 규율, 그리고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월드컵 수준의 팀이다. 이번 경기는 우리 선수들에게는 물론, 우리가 대표팀으로서 지향하고 있는 운영 방향을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시험대가 될 것이다. 동시에 새로운 선수들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그들에게 국제 무대 경험을 쌓게 해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며 이번 대결의 의미에 관해 말했다.
[해리만(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