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에서 ‘신동’이라는 수식어는 양날의 검과 같다. 뛰어난 재능으로 단숨에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지만, 자칫 그 화제성에만 머무른 채 성장하는 아티스트로서의 깊이를 간과당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 경주 출신의 트로트 가수 이수연(12)이 보여준 행보는, 그가 단순히 노래 잘하는 ‘신동’을 넘어 대중의 사랑을 어떻게 사회로 환원해야 하는지 아는 성숙한 스타로 자라나고 있음을 증명한다.
이수연은 최근 자신의 고향인 경주시의 아동복지시설을 위해 성금 300만 원을 기탁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금액의 크기가 아니라 ‘지속성’이다. 그는 지난해에도 같은 곳에 300만 원을 기부했다.
2년 연속, 총 600만 원이라는 숫자는 이 기부가 일회성 이벤트나 보여주기식 미담이 아님을 말해준다. 반짝 인기를 얻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매년 같은 곳에 같은 목적의 도움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그의 진정성은 더욱 빛을 발한다.
기부의 목적지 역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주시는 이 성금을 지역 아동복지시설 어린이들의 복지 향상과 건강한 성장 지원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부금을 전달하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친구들에게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고 전한 이수연의 말은 깊은 울림을 준다. 이는 기부의 출발점이 단순한 명성 쌓기가 아니라, 자신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또래 친구들’을 향한 깊은 공감에 있음을 보여준다. 무대 위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얻은 수익을, 그늘진 곳에 있는 동세대의 꿈을 응원하는 데 기꺼이 내어놓은 것이다.
이러한 이수연의 행보는 지역 사회 차원에서도 매우 훌륭한 ‘선순환 모델’이다. 지역 공동체가 낳고 응원하며 키워낸 인재가 성공의 열매를 맺은 뒤, 다시 그 지역의 안전망에 기여하며 미래 세대를 보듬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의 관심이 어떻게 공익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 그리고 한 청소년 스타의 선한 영향력이 어떻게 지역 공동체를 따뜻하게 데우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긍정적인 사례다.
우리는 종종 어린 아티스트들에게 무대 위에서의 완벽함만을 요구하곤 한다. 그러나 이수연은 무대 밖에서도 이미 자신만의 확고한 가치관을 무기로 세상을 향해 노래하고 있다. 트로트 신동이라는 타이틀을 넘어, 나눔의 가치를 묵묵히 실천하는 청소년 스타 이수연. 그가 매년 고향에 심고 있는 이 따뜻한 씨앗이 앞으로 어떤 거대한 숲을 이룰지, 기분 좋은 기대감을 안고 지켜보게 된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