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박수 받을 만한 투구였다. 커티스 테일러(NC 다이노스)의 이야기다.
테일러는 24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NC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회말부터 좋았다. 황성빈(유격수 땅볼), 고승민(3루수 파울 플라이), 빅터 레이에스(2루수 땅볼)를 물리치며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2회말에는 한동희(2루수 땅볼), 나승엽(삼진), 윤동희(3루수 땅볼)을 잡아냈으며, 3회말에도 전민재(우익수 플라이), 김동현(유격수 플라이), 손성빈(삼진)을 돌려세웠다.
실점은 4회말에 나왔다. 황성빈을 투수 땅볼로 요리했지만, 고승민의 볼넷과 폭투로 1사 2루에 몰렸다. 여기에서 레이예스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았다. 한동희의 3루수 땅볼로 이어진 2사 2루에서는 나승엽에게도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내줬다. 다행히 윤동희를 우익수 플라이로 유도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5회말 들어서는 다시 안정을 찾았다. 전민재, 김동현을 유격수 땅볼, 포수 파울 플라이로 제압했다. 손성빈에게는 사구를 범했으나, 황성빈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6회말에는 고승민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한 뒤 레이예스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한동희를 6-4-3(유격수-2루수-1루수) 병살타로 묶었다.
마지막까지 좋았다. 7회말 나승엽을 1루수 땅볼로 물리쳤다. 윤동희에게는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헌납한 뒤 폭투까지 범했으나, 전민재, 김동현을 삼진, 2루수 땅볼로 막아내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7이닝 3피안타 3사사구 4탈삼진 2실점. 총 투구 수는 99구였다. 팀이 3-2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이후 NC가 3-5 역전패를 당함에 따라 아쉽게 시즌 6승(현 성적 5승 4패)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와 손을 잡은 테일러는 다양한 변화구를 비롯해 강속구를 뿌리는 우완투수다. 이호준 NC 감독은 지난 1월 “우리 팀이 외국인 선수를 잘 영입한다. (테일러도) 똑같은 매뉴얼로 뽑았다. 제 느낌이 아니고 그 선수 추천한 것도 아니다. 저도 그 선수 영상 딱 한 번 봤다. 그 전에 구단에 어떤 선수인지는 피드백을 받았다. 늘 하던대로 국제팀, 단장님께 좋은 선수 뽑아 달라 부탁했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평가는 (에릭) 페디, (카일) 하트보다 위”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초에는 NC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테일러다. 특히 5월 깊은 부진에 빠졌다. 4경기에 나섰지만 2승 2패 평균자책점 6.65(21.2이닝 18실점 16자책점)에 그쳤다. 구위는 나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소위 ‘날리는 공’들이 많았으며, 주자가 나가면 흔들리는 경우도 잦았다.
이런 테일러에게 12일 수원 KT위즈전은 반등의 계기가 됐다.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7.2이닝 5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어 18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6이닝 4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에서도 호투하며 승리를 챙겼다.
이후 테일러는 이날 아쉽게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시종일관 롯데 타선을 꽁꽁 묶었다. 6월 월간 평균자책점은 2.10(25.2이닝 8실점 6자책점)에 불과한 상황. 과연 테일러가 앞으로도 호투하며 NC 선발진을 이끌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쏠린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