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이 진짜 ‘좀비’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결과는 따라주지 않았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안양은 지난 4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6 16라운드 포항스틸러스와 홈 맞대결에서 2-3으로 패했다. 상대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잡았지만, 한순간 방심으로 쓰라린 결과를 맞이하게 됐다.
이날 안양은 포항에 세 차례나 끌려갔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선제 실점한 뒤 전반 추가시간 마테우스의 동점골로 추격했다. 후반 14분 상대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분위기를 잡았으나 후반 25분 추가 실점하며, 다시 끌려갔다.
이후 안양은 후반 29분 이태희의 골로 경기를 원점을 만들었지만, 1분 만에 상대 공격에 허를 찔리며 세 번째 실점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안양은 마지막까지 승점을 따내기 위해 쥐어짜냈다. 전반기 부상을 입은 유키치, 아일톤 등 공격 자원들이 여전히 복귀하지 못한 상황에서 유병훈 안양 감독은 31분 엘쿠라노, 강지훈에 이어 후반 42분 이창용, 한가람을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공격수 엘쿠라노를 제외하면 수비형 미드필더 혹은 수비수다. 다만, 유 감독은 선발 출전한 두 명의 중앙 수비수 권경원(188㎝)과 김영찬(189㎝)을 최전방에 배치하며 공격의 수를 늘렸다. 엘쿠라노(189㎝)까지 포함해 트리플 타워를 구축, 공격진의 높이를 이용해 상대를 공략했다. 후방은 이창용을 중심으로 미드필더 이진용과 풀백 이태희가 3백을 형성했다. 세 선수는 롱패스를 활용해 한 번에 공격 진영으로 볼을 배급했다.
지난 5월 전북현대전에서 1-1로 맞선 상황에서 4명의 중앙 수비수를 전방 배치했던 ‘변칙 전술’이 다시 한번 가동된 것. 안양은 계속해서 롱볼 전개와 함께 에너지 레벨도 높였으나 끝내 포항의 단단한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2024시즌 창단 첫 승격을 일군 안양은 지난 시즌부터 ‘좀비 축구’를 천명했다. 흔들리더라도 쓰러지지 않고 철저히 도전자의 정신으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비록 포항전 안양은 아쉬운 결과를 안았지만, 후반기 첫 경기부터 진짜 좀비다운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로부터 위로의 박수를 받을 수 있었다.
한편, 유 감독은 경기 후 “축구는 시작하고 5분, 골이 나오고 5분을 조심해야 한다. 오늘 우리는 2-2 동점이 된 뒤 제대로 집중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추가골을 위해 모두 무게 중심이 앞쪽으로 쏠려 있었다.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한 명이 없는 상황에서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부족함을 보였다. 다음 경기 잘 보완해서 준비하겠다”라고 전했다.
안양은 오는 12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리는 인천유나이티드와 리그 17라운드에서 후반기 첫 승에 도전한다.
[안양=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