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미스터트롯3’에서 쟁쟁한 현역들을 물리치고 유일한 아마추어 출신 대장으로 최종 5위에 오르며 ‘일반인의 기적’을 썼던 가수 최재명. 그가 드디어 14일, 자신의 이름을 온전히 내건 첫 번째 솔로 싱글 ‘흥이나 내보자’를 발표하며 본격적인 출사표를 던진다.
데뷔 2년 차에 이미 각종 예능과 뮤지컬 ‘걸프렌드’, 전국 투어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며 ‘무대 베테랑’으로 거듭난 그의 첫 독자 노선에 가요계의 뜨거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신곡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단연 가슴을 툭툭 건드리는 극사실주의 노랫말이다.
“월급날도 잠깐 통장 보고 한숨 들, 복권 한 장 비벼 봐도 끝자리만 찾고 틀려.” “첫사랑은 남의 식구 옛사랑은 연락 두절, 채팅창만 멍하니 봐도 무시조차 추억이다.”
노래는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서민이라면 누구나 격하게 고개를 끄덕일 법한 현실적인 애환을 여과 없이 털어놓는다. 남들은 모두 잘 나가는 것 같아 쓸쓸해지는 퇴근길, 아침이면 또다시 꾸역꾸역 일터로 향하며 하루를 버텨내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다.
하지만 노래는 한탄으로 멈추지 않고, “에이 부질없는 인생사야, 오늘이나 실컷 살아보자! 망해도 내 인생이지 흥이나 내보자!”라며 긍정적인 뒤집기 한판으로 건강한 에너지를 선사한다.
‘사랑은 늘 도망가’ 강태규 작사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품격
이처럼 서민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명품 노랫말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가요계의 숨은 마이더스의 손이 존재한다. 바로 국민적인 사랑을 받은 히트곡 ‘사랑은 늘 도망가’의 강태규 작사가가 이번 신곡의 노랫말을 집필했다는 점이다.
강태규 작사가는 임영웅이 불러 음원 차트를 장기 집권했던 ‘사랑은 늘 도망가’를 통해 대중의 심금을 울린 바 있다. 특유의 인간적인 시선으로 대중을 어루만져 온 그는, 이번에 최재명을 만나 ‘해학’을 장착한 트로트 노랫말로 또 한 번의 변신을 시도했다. 자칫 가벼운 댄스곡으로 흘러갈 수 있는 리듬 위에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가는 인생’이라는 삶의 철학을 얹어내며 곡의 대중문학적 품격을 한층 끌어올렸다.
‘국악 엘리트’ 2000년생 소리꾼이 댄스 비트 위를 노니는 법
곡의 완성도를 최종적으로 매듭짓는 것은 가창자 최재명의 독보적인 스펙트럼이다. 최재명은 전주고수대회 장원과 송만갑 판소리 고수대회 대상을 휩쓴 정통 국악 엘리트 출신이다. 판소리 고수북 전공자 특유의 몸에 밴 단단한 호흡과 흔들림 없는 성량은, 경쾌한 4비트 댄스 리듬과 만났을 때 완벽한 해방감을 선사한다.
빠른 비트 위에서도 가사가 귀에 꽂히듯 정확하게 전달되는 딕션은 그가 긴 시간 다져온 기본기의 힘이다. 특히 삶의 한탄을 자아내는 대목에서 인생사를 달관한 듯 맛깔스럽게 뱉어내는 소리꾼 특유의 감탄사 “헤이!”와 “에이!”는 곡의 흥겨움을 한층 더 극대화한다.
‘미스터트롯3’ 예선 당시 ‘상사화’를 부르며 독보적인 감정 표현으로 장민호의 극찬을 이끌어냈던 그 신예가 , 이제는 슬픔을 신명 나는 축제로 뒤집는 힘을 증명하려 한다. 훤칠한 비주얼로 ‘현실판 정해인’이라 불리는 최재명이 던지는 유쾌한 위로에 , 오늘 저녁 시원하게 “흥 한번 내보는 것”은 어떨까. 대중은 오래된 슬픔을 눈부신 흥으로 되돌려 놓는 이 청년의 인생 데뷔곡에 기꺼이 스며들 준비가 되어 있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