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정은이 ‘파리의 연인’의 반전 결말 때문에 식당 사장에게 직접 항의를 받았던 일화를 공개했다.
19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2004년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호흡을 맞춘 김정은과 이동건이 20년 만에 다시 만났다.
대화가 마지막 회 결말로 이어지자 김정은은 “정말 많은 분들이 저한테 화를 내셨다”며 예상보다 거셌던 당시의 반응을 떠올렸다.
특히 그는 “식당 사장님도 ‘왜 그게 가짜냐’며 화를 내셨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끝난 뒤에도 일상에서 결말을 따지는 시청자를 만날 만큼, ‘모든 이야기가 강태영이 쓴 소설이었다’는 반전은 큰 후폭풍을 남겼다.
김정은은 당시에는 결말의 의미를 설명하려 했다고 했다. 그는 “그때는 ‘가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변명이라도 했는데, 지금은 누가 물어보면 그냥 ‘잘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20년 전에는 해명했던 주연 배우가 이제는 사과부터 한다는 말에 이동건도 미소를 지었다. 짧은 농담이었지만, 결말을 둘러싼 시청자들의 반응이 얼마나 오래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두 사람은 이날 반갑게 포옹한 뒤 서로의 근황을 물었다. 이동건이 “더 어려 보인다”고 하자 김정은은 “그런 말은 많이 해줄수록 좋다”고 받아쳤다. 김정은은 자신이 누나인데도 아직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 쓴다며 “당시에는 너무 바빠 개인적으로 친해질 시간도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대화는 자연스럽게 최고 시청률 57.6%를 기록했던 ‘파리의 연인’의 인기와 촬영 당시 기억으로 이어졌다. 김정은은 “그때 인터뷰를 보면 인기를 즐기기보다 ‘이래도 되나’ 하는 불안감이 컸다”며 “솔직히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이동건 역시 “기억나는 건 늘 졸렸다는 것뿐”이라며 “다음 장면 대사를 외워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공감했다. 평균 시청률 41.1%를 기록할 만큼 뜨거운 사랑을 받았지만, 정작 배우들은 인기를 실감할 여유조차 없었다.
김정은과 이동건은 박신양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 ‘파리의 연인’ 세 주역의 20년 만의 만남도 완성했다.
두 사람이 머문 장소는 극 중 한기주가 강태영을 위해 ‘사랑해도 될까요’를 불렀던 곳이었다. 김정은이 해당 장소를 설명하자 박신양은 “이제는 그 노래 가사를 외운다”며 당시 장면에 얽힌 비화를 꺼냈다.
박신양은 원래 대본에는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없었다고 밝혔다. 한기주라면 ‘마이 웨이’를 부를 것 같아 직접 제안했지만 스태프들이 강하게 반대했고, 이후 각자 다섯 곡씩 추천한 끝에 ‘사랑해도 될까요’가 선택됐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은 촬영 당시 스태프들이 바닥에 엎드린 채 급하게 가사 프롬프터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대본에 없던 제안과 현장의 즉석 대응이 지금까지 회자되는 명장면으로 이어진 셈이다.
두 남자가 강태영의 흉을 보는 장면 역시 대본에 없던 애드리브였다. 이동건은 “박신양 선배님의 아이디어였고 대사도 직접 써왔다”고 밝혔고, 박신양은 “그때 동건이가 너무 웃어서 NG가 났다”고 받아쳐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파리의 연인’은 2004년 6월 12일부터 8월 15일까지 방송된 20부작 드라마다. 김정은의 강태영, 박신양의 한기주, 이동건의 윤수혁을 중심으로 펼쳐진 이야기는 최고 시청률 57.6%를 기록했으며, “애기야 가자”, “저 남자가 내 사람이다” 등의 대사를 남겼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