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출발을 알리며 5만 관중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지만,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은 지난 과거를 먼저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강인은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 2차전 경기에서 후반 18분 교체 투입되어 아틀레티코 데뷔전을 치렀다.
지난달 25일 아틀레티코 이적을 확정한 이강인은 6일 팀의 입국과 함께 합류해 본격적인 적응기에 나섰다. 이날 팀은 1-3으로 패했지만, 이강인은 30분가량 경기장을 누비며 날카로운 왼발 킥 능력과 함께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활약을 펼쳤다.
5만 78명이 찾은 경기장. 새 출발을 알린 이강인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응원을 받았지만, 크게 기뻐하지는 않았다.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후 치른 첫 경기인 만큼 지난 아쉬운 결과에 대해 먼저 언급했다.
경기 후 이강인은 “많은 팬이 경기장에 찾아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라며 “다만 모두가 알다시피 지금 한국 축구가 안 좋은 상황에 놓여 있다. 오늘처럼 팬들에게 기쁨을 드리고 싶다. 저 역시 많이 반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뿐만 아니라 해외파 선수들, K리그 선수들 모두 한국 축구를 위해 노력 중이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 너무 안 좋은 부분만 보지 말고, 좋은 부분도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강인은 아틀레티코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루이스 아라고네스, 디에고 포를란, 앙투안 그리즈만 등 팀의 레전드들이 사용했던 7번을 등에 짊어지고 누빌 예정이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만큼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활용법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맨시티전에서 4-4-2 포메이션의 투톱으로 나섰던 이강인은 “감독님이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맡아주길 바라고 계신다. 팀에 처음 합류할 때부터 많이 강조하신 부분이다.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짚어주셔서 좋다. 또 동료들도 주변에서 (적응을) 많이 도와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편한 포지션에 대해서는 “솔직히 어느 자리에 뛰어도 괜찮다”라며 “팀을 위해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최선을 다하겠다. 편한 자리가 아닌 팀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리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주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어린 나이에 스페인 생활을 시작한 이강인은 발렌시아, 마요르카에서 활약하다 2023년 프랑스의 파리 생제르맹으로 이적했다. 파리에서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연패를 비롯해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확고한 주전은 아니었으나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제 역할을 해줬다.
이제는 아틀레티코에서 팀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함께 결과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강인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힘든 순간도, 좋은 순간도 있기 마련이다. 스페인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기쁘고 기대된다. 다만 소속팀이든 대표팀이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