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석정이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에서 외계인을 해부하는 보건소장을 연기하며 즉석에서 사타구니를 살폈던 장면을 공개한 가운데, 나홍진 감독이 자신을 작품에 쓰는 방식을 ‘황석정이라는 물감’에 빗댔다.
17일 유튜브 채널 ‘김성경의 절에 간 성경’에는 ‘임신했으면 좋겠다. 솔로 황석정이 임신명당 약천사에 간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김성경은 최근 황석정이 출연한 나홍진 감독의 영화 ‘호프’를 봤다며 보건소장으로 등장한 장면이 모두 애드리브였는지 물었다.
황석정은 “나는 보건소 소장이고 외계인을 해부하는 사람인데 특별한 대사를 써놓지는 않았어”라며 외계인이 어떻게 나오고 배치될지 미리 알 수 없었던 만큼 현장에서 실제 모습을 본 뒤 연기를 만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그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행동이 튀어나왔다. 황석정은 “나도 모르게 사타구니에 손이 막 들어가는 거야”라며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웃으면서 “아니 거기에 왜 집착하고 있어? 그걸 왜 쑤셔야 되냐”고 했다고 떠올렸다.
황석정은 “아니 당신들 같으면 안 하겠냐. 이게 남자인지 아닌지 성별 구분하는 게 진짜 중요한 거잖아”라며 “‘저거 뭐지? 뭐 달렸나?’ 하면서 계속 손을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인간은 사타구니가 중요하다” 며 외계인의 성별을 확인하려 했던 당시 연기를 설명했다.
황석정은 ‘호프’ 속 자신의 인물에서 나홍진 감독의 모습도 읽었다. 그는 “거기 나오는 그 인물은 나를 담기도 했는데 나홍진 감독님의 분신이라고 생각하면 돼요”라며 어이없음과 광기, 집착하면서도 무언가를 알고자 하는 모습이 캐릭터에 담겼다고 봤다.
흥미롭게도 황석정은 나홍진 감독과 ”말 한마디도 해본 적 없어“라고 했다. 그럼에도 ”이 사람이 나를 보면서 나의 리듬을 보는 거야. 그리고 있는 화가야“라며 ”이 색을 썼으면 좋겠는데, 내가 보기엔 나라는 물감을 쓰는 거“라고 자신이 느낀 나홍진 감독의 작업 방식을 표현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영화 ‘황해’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황석정은 당시 연변말을 해야 하는 작은 역할이었음에도 “몇십 명을 오디션 보는 거야. 근데 내가 됐어”라며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은 오디션을 거쳐 자신이 선택됐다고 회상했다.
이어 “내가 됐는데 한 달 걸렸다니까”라고 당시를 떠올린 황석정은 “어쨌든 내가 약간 그 연변 사람같이 생긴 거는 인정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