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에 닿는 느낌이 없었다. 경기를 졌는데, 중요한 건 아니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 전 감독(A매치 136경기 58골)의 A매치 최다 골 기록과 동률을 이루며 또 하나의 역사를 썼지만, 찝찝한 기분을 드러냈다. 자신의 슈팅이 볼에 닿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고백하면서, 팀의 대패에 아쉬움을 먼저 보였다.
로베르트 모레노 임시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의 9~10월 A매치 두 번째 친선전에서 1-4로 대패했다.
한국은 우루과이의 강한 전방 압박에 수비가 무너졌고, 전반전에만 내리 3골을 허용했다. 후반전 들어서며 4장의 교체 카드를 통해 변화를 꾀했으나 1골을 더 헌납하며 기세가 꺾였다. 후반 35분 오른쪽 측면의 이강인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낮게 올린 크로스를 쇄도하던 손흥민이 슈팅으로 돌려놓으며 무득점 패배를 피할 수 있었다.
손흥민은 이 골로 A매치 58호골을 기록하며 최다 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다만 경기 후 손흥민의 득점과 관련해 여러 견해가 나왔다. 이강인의 크로스가 손흥민 발에 닿았는지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최초 공식 기록으로 이강인의 골로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손흥민의 골로 정정됐으나, 정작 본인은 “발에 닿지 않았다”라며 골을 확신하지 않았다. 경기 후 공동 취재 구역(믹스트존)에서 취재진을 마주한 손흥민은 “제 골이 아닌 거 같다. (이)강인이가 제 움직임에 맞춰 크로스를 올렸는데, 제 발에 닿은 느낌이 없었다. 제 골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기록이 중요한 게 아니다. 오늘 우리는 우루과이에 크게 졌다. 경기 결과에 더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대패에 아쉬움을 먼저 보였다.
손흥민은 “너무 아쉬운 경기다. 대패를 받아들이기 싫지만,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라며 “우루과이는 자신들이 왜 강팀인지 잘 보여줬다. 경기에서 승리하면 선수들은 항상 ‘업’이 된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더 겸손하게 경기에 임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또 하나 배운 시간이었다. 먼 거리 이동해서 좋은 경기를 해준 우루과이 선수들에게 고맙고, 승리를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대패 속 아쉬운 부분에 대해서는 “이른 시간 실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이 조급해진 거 같다. 그리고 더 안전하게 플레이를 하려다 보니 더 위축되면서 더 얻어맞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경기에서 이기면 팀의 잘못한 부분이 가려진다. 그러면서 잘한 줄 안다. 다만 보완할 부분이 보이면 팀에 좋은 점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강팀과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아직 2경기 남았다. 향후 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게 우리의 임무다. 다시 잘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손흥민은 다가오는 베네수엘라전을 위해 “잘 충전해야 한다”라고 짚었다. 그는 “선수들과 경기 후 라커룸에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떤 기분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모두 최선을 다해 경기에 나섰다.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잘 쉬고 다시 충전하는 시간을 갖자고 말했다”라고 했다.
끝으로 손흥민은 경기장을 찾아온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4만 8,024명이 운집했다. 그는 “추석 연휴가 막 끝났는데, 이렇게 많은 팬이 찾아와서 너무 행복하다. 오늘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해 너무 죄송한 마음이다. 늘 많은 성원과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부족하지만, 계속해서 앞으로 발전해 나가겠다”라고 인사했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