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륜적 왜곡” vs “창작의 자유”…영화 ‘암살자(들)’, 논란에도 예매율 1위 장기 흥행 가능할까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이 거센 역사 왜곡 논란 속에서도 흥행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3일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누적 관객 수 163만 명을 넘어섰다.

또한 29일 오전 기준 한국영화 예매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다가오는 개천절 연휴까지 장기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영화는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식장에서 발생한 저격 사건의 실체를 좇는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당시 수사당국은 재일교포 문세광의 단독 소행으로 결론 내렸으나, 영화는 사건 배후에 중앙정보부나 박정희 전 대통령 측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가설로 제기해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이에 대해 보수 진영과 정치권은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유영하, 주진우, 나경원 의원 등은 이를 두고 표현의 자유 한계를 넘어선 심각한 역사 왜곡이자 유족을 모욕하는 패륜적 행위라며 맹비난했다.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역시 역사적 비극을 왜곡하는 행위라며 제작사의 공식 사과와 상영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차원에서는 연출을 맡은 허진호 감독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방안까지 거론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일각에서는 이를 픽션 영화일 뿐이라고 옹호하며 지나친 정치 공세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파장이 커지자 제작사인 하이브미디어코프는 28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정면 해명에 나섰다. 관련 내용인 “영화 ‘암살자들’ 역사왜곡 논란과 제작진 입장”을 살펴보면, 제작진은 이 작품이 다양한 기록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정한 역사적 결론을 확정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할 목적이 없으며, 정치적 의도 또한 전혀 없는 창작의 산물로 바라봐 달라는 것이 제작진의 일관된 호소다.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스크린 밖의 이념 공방은 관객 평점의 뚜렷한 양극화로 이어졌다. 영화를 보지 않은 일부 네티즌들이 포털 사이트 평점을 2점대까지 끌어내리는 이른바 ‘별점 테러’를 가하고 있으며, 일부 고등학교의 단체 관람 계획을 두고 온라인에서 민원 공방이 벌어지는 등 교육 현장으로까지 논란이 번졌다. 하지만 실제 극장을 찾은 관람객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실관람객 지표인 CGV 골든에그지수 92%와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8점대 중반을 기록하는 등 허진호 감독의 연출력과 주연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영화계에서는 이러한 역사 왜곡 논란이 향후 흥행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치권의 갑론을박이 오히려 영화에 대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노이즈 마케팅 효과로 작용해 단기적인 예매율 상승과 화제성을 이끌었다는 시각이 존재한다.

사진=하이브미디어코프

다만, 실존 인물과 근현대사를 다룬 만큼 특정 관객층의 집단적 반발과 가족 및 단체 단위 관람의 위축은 중장기적 흥행의 리스크로 꼽힌다. 결국 이념적 논쟁이 잦아든 이후에는 작품 자체의 완성도와 실관람객들의 입소문이 최종 흥행 성적을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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