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낙청의 삶과 소설이 한 무대에…국립극단 ‘소설의 목적’ 11월 개막

국립극단과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오는 11월 25일부터 2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연극 ‘소설의 목적’을 공연한다.

‘소설의 목적’은 1세대 이민자 전낙청의 생애를 다룬 고영범 작가의 신작이다. 근현대사의 시대적 배경 속 인물들의 삶을 그려온 고 작가는 제6회 벽산희곡상 수상작 ‘에어컨 없는 방’에 이어 다시 실존 인물을 주인공으로 이민자의 삶을 무대에 옮긴다.

전낙청은 1904년 하와이로 이민을 떠난 뒤 캘리포니아에 정착하기까지 사탕수수 농장과 철도 건설 현장 등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아내가 우울증을 앓다 세상을 떠난 뒤에는 일곱 자녀를 돌보며 낮에는 노동하고 밤에는 글을 썼다. 이후 타국에서 7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국립극단과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오는 11월 25일부터 2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연극 ‘소설의 목적’을 공연한다.

작품은 전낙청이 삶을 견디는 수단으로 택했던 ‘글쓰기’에 초점을 맞춘다. 고 작가는 전낙청의 기억을 미국과 한국,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파편적인 구조로 풀어낸다. 전낙청이 실제 집필한 소설 ‘구제적 강도’도 극중극으로 등장한다. 백인을 압도하는 한국인 청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을 통해 전낙청이 글쓰기로 현실과 맞섰던 과정을 보여준다.

연출은 윤혜진이 맡았다. 파편적으로 구성된 희곡을 무대 위에서 시각화하고, 극적인 사건보다 일상에 자리한 전낙청의 고독을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 극중극 ‘구제적 강도’는 소리꾼의 소리와 배우들의 움직임을 결합해 무성영화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구현한다.

음악에는 미국 올드팝과 재즈, 한국 민요 등을 활용한다. 혼용체로 쓰인 ‘구제적 강도’에서 발견한 리듬을 음악적 요소로 확장했다. 1950년대 미국의 시대상을 보여주는 ‘Tonight you belong to me’와 인생의 허무함, 사랑과 이별의 슬픔을 담은 ‘수심가’ 등이 한 작품 안에서 사용된다. 음악감독은 국악과 세계 음악, 연극 무대에서 활동해 온 박승원이 맡았다.

전낙청 역은 배우 이윤재가 연기한다. 이윤재는 이민자로 살아가며 노동과 글쓰기를 이어갔던 전낙청의 삶을 무대에 옮긴다. “인생이 우리 멱살을 잡고 마음대로 휘젓는데 우리가 꿈에서일 망정 되치기로 받지 말란 법이 어디 있느냐”는 대사를 통해 전낙청이 글쓰기에 매달렸던 이유를 전달한다.

윤혜진 연출은 “전낙청의 소설은 펼쳐지지 않은 채 오래도록 닫혀 있었다. ‘소설의 목적’을 통해 그가 켜켜이 살아냈던 하루 하루를 한 페이지씩 펼쳐 보는 순간을 마주하길 바란다.”며 연출의 변을 전했다.

고영범 작가는 “전낙청은 이민자이자 이방인으로서 무거운 압박에 짓눌렸지만, 글쓰기를 통해 현실을 전복시키는 꿈을 꾸었다. 그 꿈이야 말로 지금 우리가 깊이 되새겨야 하는 문화적 자산이라는 걸 관객들이 느끼길 희망한다.”며 작품의 가치를 당부했다.

이번 작품은 국립극단과 지역 공연장의 공동제작 사업으로 마련됐다. 국립극단은 지역 간 문화예술 향유 격차를 줄이고 지역 관객층을 확대하기 위해 2024년부터 지역 공연장과 공동제작을 이어오고 있다. 2024년 대전예술의전당과 제작한 ‘십이야’, 2025년 광주예술의전당과 함께한 ‘프랑크 앤 슈타인’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다.

국립극단과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난해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뒤 이번 작품을 준비했다. 오디션을 통해 앙상블 배우 7명 가운데 대구 지역 배우 2명을 선발했다. 오는 11월 25일부터 2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공연한다.

[금빛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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