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힐리어드(KT위즈)가 사령탑의 믿음에 완벽 부응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는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김태형 감독의 롯데 자이언츠에 9-0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6연승을 달림과 동시에 매직넘버가 모두 소멸된 KT(86승 5무 49패)는 잔여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마법사 군단이 정규리그 정상에 선 것은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지난 2021년 이후 5년 만이자 통산 두 번째다.
힐리어드의 공이 컸다. MVP급 활약을 펼치며 KT의 중심 타자로 군림했다.
2015년 드래프트에서 15라운드 전체 437번으로 콜로라도 로키스의 부름을 받은 힐리어드는 좌투좌타 외야 자원이다. 2019시즌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했으며, 애틀랜타 브래이브스, 콜로라도 등에서 활약했다. 빅리그 통산 3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8(831타수 181안타) 44홈런 107타점을 적어냈다.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런 힐리어드와 손을 잡았다. 공·수·주 모든 능력을 높이 평가한 까닭이었다.
단 시작은 좋지 못했다. 196cm의 큰 키 탓에 KBO리그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스트라이크 존이 다른 선수들보다 넓게 형성됐다. 여기에 몸쪽 높은 공에도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내며 힐리어드는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4월까지 타율은 0.232. 이는 당시 규정 타석을 채운 10개 구단 외국인 타자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다.
다행히 힐리어드에게는 이강철 감독이 있었다. 이 감독은 힐리어드와의 면담에서 “퇴출 걱정은 하지 말라”며 선수를 안심시켰다. 순조롭게 적응할 경우 힐리어드가 KBO리그에서 충분히 활약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이는 적중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힐리어드는 서서히 진가를 드러냈다. 5월 타율 0.350(100타수 35안타) 8홈런 23타점으로 완벽히 반등했다. 6월에는 타율 0.318(88타수 28안타) 6홈런 20타점을 기록했으며, 7월 성적표도 타율 0.365(74타수 27안타) 9홈런 26타점으로 훌륭했다.
이후 힐리어드는 8월 타율 0.214(56타수 12안타) 2홈런 9타점으로 주춤했지만, 9월 타율 0.343(99타수 34안타) 10홈런 27타점으로 부활에 성공했다.
이날 포함 성적은 138경기 출전에 타율 0.303(545타수 165안타) 41홈런 12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50. 홈런은 2위이며 타점은 압도적인 1위인 상황이다. 그렇게 사령탑의 믿음 속 유력 MVP 후보로 거듭난 힐리어드는 이제 KT의 통산 두 번째 통합우승 도전에도 앞장설 태세다. 정규리그 우승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은 전·후기 리그와 양대 리그 시절을 제외하고 85.7%(35회 중 30회)에 달한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