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중국·시리아전에서 상대 수비벽을 ‘건드릴 필요가 없는 것’으로 규정했다.
지동원 황희찬을 앞세워 수비 뒷공간을 주야장천 파고들게끔 했다. 3-2 승리한 중국전에서 어느 정도 실효를 거뒀다. 문제는 시리아전이었다. 페널티 박스 부근에 버스 2대를 주차한 시리아 진영에는 ‘뒷공간’이라는 게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최종 수비수 바로 뒤에는 골키퍼가 버텼다. 지동원 황희찬은 수비벽 주위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 경기를 마쳤다.
이 경기의 교훈은 간단명료했다. ‘수비벽은 건드릴 필요가 있다면, 철저히 부숴야 하는 것.’ 시간을 벌 요량으로 그라운드에 드러눕는 상대의 침대축구 전략을 떠나 시리아전을 0-0 무승부로 마친 이유는 공격진이 상대 수비진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해서다. 슈팅 이전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 상대를 찍어 누르기 위해선 스피드와 섬세함만으로는 어렵고, 힘과 높이도 필요하단 사실이 세렘반에서 드러났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 같은 판단을 했는지 이번 2연전을 앞두고는 (동아시안컵을 제외하면)부임 후 처음으로 김신욱 카드를 빼들었다. 2m에 육박한 장신으로 ‘힘과 높이’를 겸비한 바로 그 공격수다. 그는 지난달 27일 명단 발표 현장에서 “김신욱은 석현준, 황의조와는 또 다른 유형의 스트라이커다. 시리아전과 같은 경기서 큰 키를 활용한 득점 루트를 만들 수 있다”고 기대했다.
손흥민은 한술 더 떠 “김신욱은 저희 팀에 필요한 선수이자 대표팀이 꼭 가지고 있어야 하는 카드”라고 3일 소집 훈련에서 말했다.
여기에 중국·시리아전에는 새 소속팀 적응 차원에서 불참한 190cm 장신 석현준도 다시 호출했다. 측면과 중앙을 활발히 오가며 수비진을 괴롭히는 지동원, 포스트 플레이와 공간 침투 능력이 빼어난 석현준, 공중볼 장악과 2선 공격수와 연계 플레이가 발군인 김신욱은 성격 스타일 모두 제각각이다. 대표팀 입장에선 투 톱 전술을 활용하거나, 골이 필요한 후반 중후반 이들을 동시 기용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석현준은 4일 “신욱이형은 공중볼이 위협적인 선수다. 크로스 상황에서 (위력을 발휘하는)강력한 헤딩이 있다. (지)동원이는 빠른 스피드, 드리블, 침착함이 좋다. 저는 그저 열심히 뛰는 선수”라고 했다. 특히 김신욱의 가세로 “공중볼 싸움에서 확실히 유리하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주장 기성용은 “한국을 상대하는 팀들의 밀집수비를 뚫는다는 게 쉽지 않겠지만, 우린 중국전에서 3골을 넣었다. 최근에는 공격진이 특히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들 공격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카타르, 이란 2연전에서 승점 6점을 원하는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 사진(수원)=김재현 기자
한 달 사이 지동원 황희찬 황의조에서 지동원 김신욱 석현준으로 공격진 얼굴이 대거 바뀌었다. 이러한 변화로 평균 발 빠르기가 더 느려졌을지 모른다. 허나 힘과 높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얻었다. 6일 카타르전이 열릴 수원월드컵경기장은 잔디가 ‘영국 3부리그 경기장 수준(기성용 인터뷰)’이다. ‘논두렁 잔디’ 위에서 펼쳐진 AFC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 전북 입단 후 최고의 경기를 펼친 김신욱, 2차예선을 통해 침대축구를 경험한 석현준은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대한민국 vs 카타르 2016년 10월6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 [yoonjinman@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