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의 힘, 美 대륙 삼키다...트럼프 45대 대통령 당선

[매경닷컴 MK스포츠(美 로스앤젤레스) 김재호 특파원]'증오의 힘'이 미국 대륙을 삼켰다.

현지시간으로 8일 진행된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 결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제치고 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였다. 현지 언론과 통계 연구 기관들은 선거 직전까지만 하더라도 전국 지지율과 예상 확보 선거인단 수에서 힐러리가 트럼프를 앞설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그 예상은 개표와 함께 보기좋게 빗나갔다. 트럼프는 자신의 핵심 지지구역에서 모두 무난한 승리를 거둠과 동시에 플로리다(49.1% vs 47.7%, 이상 득표율은 CNN 발표 기준), 노스캐롤라이나(50.5% vs 46.7%), 오하이오(52.1% vs 43.4%) 등 주요 경합 지역을 석권하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힐러리는 55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캘리포니아에서 압승하고 버지니아(49.2% vs 45.5%), 콜로라도(47.5% vs 44.6%), 네바다(47.9% vs 45.6%) 등 일부 경합 지역에서 이기며 반격에 나섰다.



그러나 트럼프가 마지막 개표가 진행된 펜실베니아(48.9% vs 47.6%), 위스콘신(48.7% vs 46.1%), 미시건(48% vs 46,1%), 애리조나(49.8% vs 45.3%)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과반에 해당하는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 대선 승리를 확정했다. 'AP통신'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9일 오전 2시 30분경 트럼프의 승리를 보도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후보는 곧 연설을 갖고 "오늘은 역사적인 밤이다. 미국인들은 그들의 챔피언을 선택했다"며 대선 승리를 선언했다. 패한 힐러리 후보는 이날 별다른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사업가이자 방송인 출신인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는 구호를 앞세워 공화당 후보로 선출됐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많은 논란에 휩싸였다. 불법 이민자들을 추방하고, 멕시코 정부가 비용을 부담하게 해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다소 황당한 공약을 내세워 특히 히스패닉계 유권자들의 반발을 샀다. 여성에 대한 성적 발언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결과적으로 선거에서 이겼다.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하는 그는 불법이민자들을 일자리를 빼앗는 증오의 대상으로 몰아세웠고, 이는 이른바 '러스트 벨트'라고 불리는 중서부, 북동부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았다. 증오의 힘이 유권자들을 움직인 것이다. CNN 조사 결과 45세에서 64세 사이 장년층(53% vs 44%)과 남성(53% vs 41%) 사이에서 그의 지지도가 높게 나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당선은 됐지만, 미국 안에서도 적지 않은 반발이 있었던 그이기에 앞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트럼프가 선거에서 우세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캐나다 이민 관련 사이트가 접속량 폭주로 마비된 사건이 이를 대변해준다.

한미관계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는 보호무역 주의자이며, 주한미군 주둔에 대해서도 한국의 '안보 무임승차'를 주장했기 때문. 증오의 힘이 지배한 결과는 단순한 정권 교체 이상의 파급효과를 가져오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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