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최악의 상황은 아니었다. 우즈베키스탄(승점 12점)은 졌고, 시리아(승점 9점)는 비겼다. 승점 13점의 한국이 카타르만 이기면, 최상의 시나리오가 완성됐다. 그런데 90분 만에 최악의 시나리오가 됐다.
‘카타르 단교’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 속에 도하로 건너갔으나, 슈틸리케호에게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우즈베키스탄이 한국을 추월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시리아도 극적으로 중국과 비겼으나 한국과 간극을 크게 좁히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본선 진출 확정된 이란과 예선 탈락이 유력한 중국이 한국을 도운 셈이다.
한국이 가장 바랐던 그림이다. 우즈베키스탄과 승점차를 4점으로 벌리면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잔여 2경기 상대는 이란(8월 31일·홈)과 우즈베키스탄(9월 5일·원정)이다. 부담을 덜 수 있다.
한국이 카타르만 이겼다면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비단길이 펼쳐질 수 있었다. 기성용(사진)의 분전에도 한국은 카타르에게 패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그 유리한 조건을 최상의 상황으로 만들지 여부는 한국에 달렸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원정 무승(1무 2패)의 한국이 도하에서 승점 3점을 따내야 했다. 승리하지 못할 경우 유리한 조건은 모두 사라진다. 그나마 본선 직행 마지노선인 A조 2위 자리만 유지한 채.
한국의 뜻대로 모든 게 돌아갔다. 하지만 정작 한국이 힘을 쓰지 못했다. 카타르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했다. 1번 밖에 못 이긴 카타르에게 1승을 내줬다. 3골에 그친 카타르에게 3골을 허용했다.
1골차 패배였다. 2-2 동점을 만든 지 5분 만에 결승골을 허용했다. 분패는 아니었다. 전반 34분 만에 부상으로 교체된 손흥민(토트넘)이 설사 끝까지 뛰었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졸전이었다. 공-수에 걸쳐 미스플레이가 많았다. 특히 수비는 구멍이 났다. 허점이 많았다. 카타르의 공격에 속절없이 뚫렸다. 5골을 내줘도 할 말이 없는 수비였다. 심지어 카타르는 간판공격수 소리아(알 라이안)이 징계로 빠졌다.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는 에어컨도 일찌감치 가동됐다. 한국에게 불리한 여건은 하나도 없었다.
한국은 A조 2위다. 그러나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감히 유리하다고 말하기 어렵다. 오히려 불리하다. 이란, 우즈베키스탄을 모두 이겨야 자력으로 본선 직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은 이란전 4연패 중이다. 홈에서 승리한 기억은 12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우즈베키스탄 원정 또한 무패(1승 2무)이나 승리의 찬가를 불렀던 추억이 20년 전이다.
한국은 한 번 더 이란, 중국의 도움이 필요해졌다. 8월 31일 한국이 이란을 이기고 우즈베키스타이 중국 원정에서 패하는 게 현재 한국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그런데 그럴 가능성이 몇 %나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