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함이죠”…베테랑 이범호의 한 방을 이끈 원동력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황석조 기자] “간절함이죠”

역전 결승포를 때렸지만 이범호(37·KIA)의 표정은 오히려 비장했다. 당연히 해야할 일을 해냈을 뿐이라며 오히려 늦은감이 있다고 말하는 듯했다. 자세히 물어보니 이범호 표정의 대답은 “간절함”이었다.

이범호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 주인공이었다. 에이스 헥터 노에시가 선발 등판한 날 순항하던 팀이 갑자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자칫 분위기마저 전부 내 줄 뻔했던 위기. 하지만 KIA에는 이범호가 있었다. 6회초 무사 주자 1,2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그는 상대투수 배장호의 123km짜리 7구째 커브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넘겨버렸다. 맞는 순간 홈런임이 직감될 정도로 큼지막했다. 이범호는 이날 안타 한 개를 더 추가하며 7경기 만에 2안타 3타점 경기를 다시 만들었다.

경기 후 이범호는 상대의 실투를 잘 쳤을 뿐이라고 겸손해 했다. “볼카운트가 몰린 상태였기에 병살타는 안 된다는 생각에 위로 띄우려 했는데 운 좋게 상대 실투가 들어왔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역전포이자 결승포. 순도 100%짜리 홈런이었다. 경기 중반 흐름을 완전히 내줄 뻔 했는데 이를 이범호가 빠르게 안정시킨 것. 베테랑의 품격이 제대로 증명된 경기였다.



원동력을 묻자 이범호는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간절함이죠”라고 말했다. 무슨 뜻이었을까. 이범호는 “이거 아니면 안 된다 생각했다”며 “최근 들어 타격감이 부진하다. 후배들이 잘하고 있는데 고참으로서 뒤떨어지면 안 된다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베테랑이자 선배로서 느끼고 있는 책임감을 비결로 꼽았다.

팀은 리그 선두로 순항하고 있지만 이범호는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는 듯했다. 부상으로 시즌 출발이 늦어진데다가 복귀 후에도 타격감이 좋았을 때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14일 경기처럼 경기 흐름을 바꾸는 한 방을 이따금씩 쳐내지만 스스로는 만족보단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다. “그런 마음이 채찍질 돼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고 밝힌 이범호의 간절함과 책임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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