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초(Poncho) 우의_상

[남보람의 전쟁 그리고 패션-65] 1. 군 병사용 '판초 우의'는 남미에서 왔다

군 병사용 우의를 '판초(Poncho) 우의'라고 부른다. 우선 '판초'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자.

'판초'는 남미 칠레 원주민 아라우칸족의 말로 '양털로 만든 천'이란 뜻이다. 기원전 500년께 원주민들은 양털로 만든 천을 입고 깔고 덮었다. 판초는 옷이요 담요요 보자기였던 셈이다. 따뜻하고 유용했기 때문에 남미 전역으로 퍼졌다. 남미에선 지금도 판초를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판초는 지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부르는데, 문화적 특색에 맞게 디자인도 조금씩 변용됐다. 판초는 콜롬비아에 가서는 '루아나(ruana)'가 됐다. (① 참조) 루아나는 두꺼운 양모직물로 만들며 목부위는 삼각목둘레(브이넥)로 되어 있다.



브라질에 가서는 '팔라(pala)'가 됐다. (② 참조) '팔라'는 포르투갈어로 '테두리 없는 천'을 의미한다. 무늬가 들어간 천을 앞뒤로 길게 입는 것이 특색이다.

칠레 중부에서는 '차망토(cha-manto)'가 됐다. (③ 참조) 말 그대로 '망토'라는 뜻이다. 'cha'는 여성 명사이고 'manto'는 소매 없는 외투이다. 칠레 고유의 전통문양이 화려하게 들어가 있고 목부위는 가로목둘레로 되어 있다.

멕시코에서는 '사라페(sarape)' 혹은 '호롱고(jorongo)'가 됐다. (④ 참조) 사라페는 원래 검은색과 붉은색을 섞은 기하학적 무늬로 길게 짠 천을 구멍 내지 않고 상체에 걸치는 형태였다. 그러다가 밝고 화려한 여러 색상으로 직조한 천을 사용하게 되었고 이것이 사라페의 특징처럼 됐다.

① 상점에서 루아나를 입어 보이고 있다. /출처= https://www.taiwannews.com.tw/en/news/3243171
① 상점에서 루아나를 입어 보이고 있다. /출처= https://www.taiwannews.com.tw/en/news/3243171
② 팔라는 멋쟁이들이 입고 다니는 장식적 성격이 강했다. /출처=미 국회도서관
② 팔라는 멋쟁이들이 입고 다니는 장식적 성격이 강했다. /출처=미 국회도서관
③ 2004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차망토를 입은 세계 정상들. /출처= https://www.washingtontimes.com/news/2015/oct/13/russia-reminds-us-of-post-911-military-support-we-/
멕시코의 화려한 사라페. /출처=@Folklorico Dancer
2. '판초' 하면 생각나는 두 인물

'판초' 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은 클린트 이스트우드다. 그는 '무법자 3부작(1964년 황야의 무법자, 1965년 석양의 건맨, 1966년 석양의 무법자)'에서 줄곧 판초를 입고 나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판초는 시나리오를 읽고 클린트 이스트우드 자신이 직접 골라 구매한 것이다(참고로 '무법자 3부작'의 영어 원제는 각각 'A Fistful of Dollars ' 'For a Few Dollars More' 'The Good, the Bad and the Ugly'로 무법자와는 아무 상관없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무법자 3부작'에서 줄곧 같은 판초를 입고 열연했다. /출처=@IMDb
그다음으로는 '은하철도 999'의 '철이'이다. 철이는 열차 밖을 돌아다닐 때는 꼭 갈색 판초를 입고 나온다. 이는 타이탄 위성의 풍토병을 피하라고 '토치로'라는 등장인물의 어머니가 철이에게 준 것이다.

작화상에서 판초를 입은 철이의 모습과 일본 혼슈 이가시(市)에 있는 '은하철도 999' 동상. /출처= http://portal.doyu-kai.net/modules/pico1/index.php?content_id=14
[남보람 군사편찬연구소 전쟁사 연구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슈퍼주니어 출신 성민, 20년 만에 SM 떠난다
김수현, 스토킹 혐의로 김세의 추가 고소·고발
박주현, 시선 집중 미모+과감한 레드카펫 드레스
정호연, 반가운 마음에 손 올렸는데…배꼽 먼저 인사했네
프로야구 창원NC파크 재개장 무기한 연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