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신연경 기자] 폭발적인 래핑과 현실적인 메시지를 자신만의 단어로 표현하는 래퍼 오베르가 두 번째 정규앨범 ‘모비딕’으로 컴백했다. 배를 유혹해 빠뜨리는 그리스 로마 신화 세이렌에서 영감을 얻은 타이틀곡 ‘세이렌’은 리스너들을 매혹시키기 충분했다.
오베르는 지난달 29일 정오 두 번째 정규앨범 ‘모비딕’을 발표했다. 지난해 4월 총 13곡이 수록된 첫 정규앨범 ‘포항’으로 데뷔한 그는 약 1년 7개월여 만에 또 한번 정규앨범 발매로 무서운 신예의 등장을 알렸다.
“지난 앨범 발표 이후 이번 앨범 ‘모비딕’ 작업을 바로 시작해 1년 반 정도 공을 들였다. 오래 준비해서 만든 앨범인 만큼 재미있게 들어주셨으면 좋겠다.(웃음) 1집 ‘포항’ 이미지를 떠올리면 바다냄새가 짙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2집에서도 그 느낌을 이어오고 싶었고, 동명의 소설 ‘모비딕’에서 영감을 얻었다. ‘포항’이 자전적인 이야기였다면 ‘모비딕’은 리스너들이 좀 더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오베르가 ‘모비딕’의 ‘세이렌’을 발표했다. 사진=어나더뷰 제공
오베르는 소설 ‘모비딕’ 속 위협적인 존재인 거대한 흑동고래를 본인이 목표로 하여금 이겨내야 하는 것들에 빗대 자전적 여정기를 녹여냈다. 과연 그가 이겨내야 할 것이 대체 무엇인지 질문을 건넸다. “흑동고래를 이겨내야 할 것으로 표현했다. 목표하는 큰 꿈이거나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 미디어에 치중하기보다 앨범 단위의 작업물을 내놓는 것에 몰두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국내 힙합씬들이 방송을 피해 11월, 12월에 앨범을 발매하는 이유도 포함된다. 또한 노래를 듣는 이들은 각자 인생에서 어렵다고 생각한 것을 대입해서 들어주면 좋겠다.”
타이틀곡 ‘세이렌’은 화자를 깊은 수렁으로 유도하며 듣는 이들을 몽환적으로 끌어당긴다. 오베르는 바닷가에서 항해할 때 암초가 많은 협곡에서 아름다운 노래로 배를 난파시키는 상상 속 인어 세이렌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인어 역할을 맡아준 사비나 앤 드론즈의 피처링이 의도한 바대로 만족스럽게 나왔다며 미소를 지었다.
오베르가 ‘모비딕’의 ‘세이렌’을 발표했다. 사진=어나더뷰 제공
이어 그는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원동력이 된 것은 다름 아닌 리스너의 피드백이라고 고백했다. 오베르는 ‘포항’ 앨범 발표 후 랩은 잘하는데 앨범을 재미없게 만들었다는 평가에 충격을 받았지만 오히려 동기부여가 돼 이번 앨범에 더욱 집중하게 됐다고 밝혔다. 오베르의 앨범을 살펴보면 ‘포항’에 수록된 ‘배짱’, ‘수컷’, ‘폭염’ 등에 이어 ‘모비딕’에서는 ‘섬망’, ‘욕정’, ‘선상파티’ 등 재미있으면서도 심오한 느낌이 든다. 그는 한국적인 단어들 중에 트랙의 이미지를 가장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제목을 고른다고 설명했다.
“앨범은 내가 낳은 내새끼 같은 느낌이다. 곡 제목을 검색했을 때 비슷한 노래가 많은 것 보다는 이미지를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좀 다른 단어를 사용한다. 가사를 쓸 때도 너무 유명한 구절이나 추임새 정도를 제외하고는 최대한 영어를 쓰지 않는다.”
청춘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평에 오베르는 부끄러운 듯 말을 아꼈다. 그는 새 앨범 ‘모비딕’을 통해 자신의 또래인 20대 청춘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좀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끝으로 그는 “이제 두 장의 정규앨범을 발매했으니까 앞으로는 음악을 기다려주시는 분들과 자주 만나고 싶다. 이번 앨범 ‘모비딕’도 많이 사랑해주시고 앞으로도 기대해주시면 좋겠다”라고 인사했다.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