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황후의 품격’이 종영했다. 시청자를 위해 4회 연장 방송을 선택했지만 급조한 티가 나는 조잡한 전개로 마지막까지 시청자의 실망만 유발했다.
지난 21일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의 마지막 회가 공개됐다. 그동안 황후 오써니(장나라 분)와 나왕식(최진혁 분)이 벌인 모든 노력이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태후(신은경 분)와 서강희(윤소이 분)는 사형을 선고받고 황제 이혁(신성록 분)은 죽었다. 민유라(이엘리야 분)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태가 됐다.
앞서 ‘황후의 품격’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이에 ‘황후의 품격’ 제작진은 4회 연장 방송하는 것으로 성원에 보답했다. 하지만 그것이 정말 시청자를 위한 선택이었는지 의문이다.
'황후의 품격'이 논란 속에 종영했다. 사진=SBS '황후의 품격' 포스터
사실 연장 촬영은 시작부터 불안했다. 주인공 나왕식 역을 맡은 최진혁이 해외 스케줄을 이유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내용은 엉성하고 조잡해졌다. 급하게 설정한 티가 곳곳에 묻어났다. 애초에 최진혁이 참여하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면 더욱 면밀하게 준비했어야 했다. 극 중 나왕식은 49회분에서 표부장(윤용현 분)의 손에 죽었다. 하지만 52회분 이혁의 회상을 통해 폭탄을 끌어안고 죽은 사실이 공개됐다. 죽은 사람이 나타나 다시 죽은 셈이다. 이해할 수 없는 전개였다.
다만 나왕식이 표부장 일당에게 허무하게 당하자 비판 여론이 거셌던 것을 반영한 것이라 추정된다. 나왕식은 오써니와 함께 태후의 추적을 가뿐하게 따돌릴 만큼 운전에 능했고, 스토리상 죽었다가 다시 살아온 전례가 많기 때문에 생긴 비판이었다.
'황후의 품격'이 연장 4회 분량마저 지나치게 선정적인 소재와 개연성 없는 전개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사진=SBS '황후의 품격' 방송 캡처
시청자의 눈치를 보며 전개된 내용은 또 있었다. 민유라에 관한 내용이었다. 앞서 시청자들은 민유라가 나동식(오한결 분)을 임신한 상태에서 표부장에게 성폭행 당한 내용이 등장하자 분개한 바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항의 글까지 등장했다. 이를 의식한 듯 ‘황후의 품격’ 제작진은 민유라가 표부장에게 직접 독약을 주사하고 해독제를 깨뜨리며 복수하게 했다. 머리를 다치고 살아남아 남같이 대하던 나동식을 살뜰히 보살피게 만들었다.
‘황후의 품격’은 방영 내내 논란의 연속이었다. 노골적인 불륜 장면이 등장하고 살아있는 사람을 생매장했다. 살인과 살인교사가 난무했으며 마약까지 등장했다. 황당한 전개는 차치하고서라도 주인공들까지 범죄를 저지르며 가치관 이상을 의심케 했다. 오써니와 나왕식이 이혁을 상대로 저지른 범죄는 자신들이 당한 것과 흡사한 수준이었다.
급기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법정제재(주의)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황후의 품격’은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임산부 성폭행 장면을 삽입함으로써 새로운 논란을 야기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또 다른 제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황후의 품격’이 보여줄 수 있던 것은 막장 키워드밖에 없던 것이다. 이는 끝까지 문제가 됐다. 근로시간 미준수 논란까지 겪어가며 고생한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노고가 아까울 따름이다. 시청률에 목맨 제작진의 황당한 선택이 무고한 사람들까지 비판받게 하고 있다.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