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기운이라는 게 있는데, 정말 기쁘다.”
사령탑으로 3번째 우승,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좋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10회말 어수선한 투수 교체 상황에서 최고참 배영수로 승리를 마무리 짓게 한 김 감독은 “오히려 잘 됐다”며 껄껄 웃었다.
두산이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두산은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19 KBO한국시리즈(7전 4선승제) 4차전에서 연장 10회 혈투 끝에 11-9로 승리했다.
이로써 4연승을 거둔 두산은 2016년 이후 3년만에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또 김태형 감독 부임후 2015년, 2016년에 이어 3번째 한국시리즈 우승도 성공했다.
경기 후 공식인터뷰에 나선 김태형 감독은 10회말 투수를 이용찬에서 갑자기 배영수로 바꾼 것에 대해 “이용찬이 너무 힘들어해서 상황을 보려고 마운드에 올라갔다. 올라가는 게 괜찮다고 했는데, 연장에는 포수가 올라가는 건 괜찮은데, 감독은 안 된다고 하더라. 그래서 선을 넘어갔는데, 봐달라고 할 수도 없고, 배영수를 냈다”라고 설명했다. 11-9로 앞선 1사 후 김 감독은 마운드 쪽으로 갔는데, 잠시 심판진과 실랑이가 있었다. 김 감독은 “(배)영수가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 정도는 책임지는 게 좋은 그림일까 싶었다. 영수만 안 던져서 농담으로 ‘한번은 던지게 해줄게’라고 했다. 사실 한국시리즈 전에 영수에게 올 시즌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고 지도자를 제의했다. 이렇게 됐으니 오히려 잘 됐다”라고 덧붙였다. 3년만에 통합우승과 함께 김 감독은 두산과의 계약도 종료됐다. 김 감독은 “올해 한국시리즈서 우승했지만, 마지막에 역전하면서 정규시즌서 1위한 기운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세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 중에선 그래도 첫 번째(2015년)가 가장 좋았다”라며 “한국시리즈를 치르다 보면 느낌이나 기운이라는 게 있다. 1~2차전서 이기니 그 기운이 느껴지더라. 정말 기쁘다. 그런데 지금보다 정규시즌서 극적으로 우승할 때가 더욱 기뻤다”라고 말했다.
4연승을 거두긴 했지만, 상대 키움과는 3차전을 제외하고 매경기 치열했다. 김태형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플레이가 과감하고 잘 짜인 팀이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다. 타자들이 우리 중간투수들 공을 잘 공략했다. 키움은 참 좋은 팀이다. 장정석 감독이 젊은 선수들을 데리고 하는 부분은 나도 많이 배웠다”라는 격려도 빼놓지 않았다.
그래도 험난한 한 해였다. 양의지가 FA 계약을 통해 NC다이노스로 옮기는 등 전력 누수가 있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당연히 선수가 빠져나가면 쉽지 않다. 나머지 선수들이 잘 메워줬다. 사실 부임 후 2년까지는 선수들을 꽉 잡고 갔는데, 이후에는 선수들이 잘 뭉쳤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새로운 안방마님 박세혁에 대해 김 감독은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가 잘하는 게 쉽지 않다. 고생 많았다. 아쉽게 MVP가 되진 못했지만 정말 고맙다”라는 말을 전했다.
주장 오재원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김 감독은 “자신의 것을 포기하고 팀을 위해 뭘 해달라고 하는 게 미안했다. 재원이가 방망이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는데, 그 이후에는 벤치에서 주장의 역할을 정말 잘해줬다. 시즌 막판 페이스가 좋았는데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했다. 경기 감각을 걱정했는데 잘해줬다”라고 칭찬했다.
4차전을 앞두고 이영하가 미출장 선수로 빠진 건 투수코치와 커뮤니케이션 오류였다는 사실도 밝혔다. 김 감독은 “155km 던지는 이영하를 중간에 넣어 압박하려했는데, 투수코치가 나한테 묻지도 않고 뺐다”고 설명했다.
한편 두산은 휴식 후 이천에서 마무리 훈련을 갖는다. 김 감독은 “주전들은 대표팀 가는 선수도 있고, 내년에 주전급을 키울 선수들을 데리고 한다”고 말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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