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자의 작품·연출관은 창작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영화, 드라마, 예능 모두 마찬가지죠. 알아두면 이해와 선택에 도움이 되는 연출자의 작품 세계. 자, 지금부터 ‘디렉토리’가 힌트를 드릴게요. 현재 일본 독립영화계에서 그 재능을 각광 받고 있는 감독 중 한 명인 미야케 쇼는 청춘의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는다. 인물 관계의 구도를 기민하게 캐치해 때로는 섬세한 심리묘사로 때로는 도발적인 클로즈업으로 스크린에 옮겨낸다.
주특기인 청춘영화부터 젊은 밀사의 모습을 그린 일본 사극, 그리고 판타지까지 장르를 불문인 미야케 쇼 감독의 시선 끝에는 인물의 젊은 날이 투영된다.
미야케 쇼 감독 사진=디오시네마
◇ 어떻게, 성숙한 청춘이 될 것인가 미야케 쇼는 2010년 첫 장편영화 ‘굿 포 낫씽’ 연출하고 2년 뒤 ‘플레이백’으로 그해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국제적 관심을 모았다. 첫 장편영화는 감독의 연출색을 그대로 투영한 청춘물이고 후자는 한 중년이 학창시절로 돌아가며 겪는 일을 그린 판타지다. 장르는 다르지만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통한다.
흔히 청춘영화라고 하면 무작정 어딘가로 떠나거나 일을 내고, 책임으로부터 도피하다가 교훈을 얻는다는 방식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미야케 쇼의 영화는 일단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어떻게 성숙한 청춘이 될 것인지를 고민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고민에 자유라는 색채가 얹어져 섬세한 청춘영화로 완성된다.
예를 들어 ‘플레이백’에는 중년도 있고 청춘도 있다. 청춘을 아는 중년도 있고 중년을 아는 청춘도 있는 것이다. 단순한 판타지물로 덮어두기에 이 영화는 생각보다 훨씬 예민하고, 예상보다 더 깊은 고민을 갖고 있다. 각장의 방식으로 중년이 된 청춘이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 추억에 젖고 또 진짜 자기 모습을 알아가는 그 방식을 하나로 뭉뚱그리는 것이 아니라 섬세하게 연출되어 다양한 심리를 파생한다.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 포스터 사진=디오시네마
◇ 어렵지 않게, 누구나 공감하는 청춘상 감각적인 필치로 미야케 쇼가 그린 또 하나의 청춘물이 탄생했다.
16일 개봉한 영화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는 서점 아르바이트생인 나(에모토 타스쿠 분)와 룸메이트 시즈오(소메타니 쇼타 분) 그리고 사치코(이시바시 시즈카 분) 세 청춘의 삼각관계와 일상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먼저 한국 관객과 만난 이 영화는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됐으며 작가 사토 야스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1980년대 도쿄가 배경이던 원작 소설과 달리 영화는 현대의 홋카이도를 시대적 배경 삼아,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들과 공감대를 형성한다.
영화의 주된 관계성은 친구, 삼각관계다. 세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고루 보여주기 위해서 무엇보다 연출자의 균형 감각이 중요한데 미야케 쇼는 이를 너무 무겁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지도 않은 무게감으로 균형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또 소설 속 1980년대와 현대 청춘이 공유할 수 있는 감성과 감정선이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의 완성도를 높이는 힘이 되기도 한다. sunset@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