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공동 선두 투수의 맞대결답게 21일 잠실 키움-두산전은 중반까지 팽팽한 줄다리기였다. 그러나 한순간에 키움의 끈이 끊기면서 두산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에릭 요키시(키움)에 압승을 거둔 알칸타라(두산)는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먼저 10승을 달성했다.
잠실 키움-두산전은 이날 벌어지는 KBO리그 5경기 중 가장 관심을 모았다. 선발카드부터 흥미진진했다. 요키시와 알칸타라는 올해 상반기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외국인 투수들이다.
시즌 내내 안정감이 있는 요키시는 9승 평균자책점 1.62로 언터쳐블이었다. 알칸타라도 9승(평균자책점 3.13)을 쓸어 담았다. 특히 7월 평균자책점이 1.35에 불과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두 투수를 비교하면서 “알칸타라는 힘, 요키시는 기술이 뛰어나다”라고 평했다.
둘 다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알칸타라는 150km대 빠른 공으로 윽박질렀다. 5회초를 제외하고 매 이닝 삼진 아웃을 잡으며 키움 타선을 잠재웠다.
요키시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최근 피안타가 많았으나 1회말 2사 후 오재일에게 안타를 맞은 다음부터 두산 타선을 봉쇄했다.
말 그대로 눈이 호강하는 경기였다. 숨죽이며 지켜볼 수밖에 없던 투수전이었다. 5회말까지 투구수는 요키시가 60개, 알칸타라가 61개뿐이었다.
평행선만 달리던 경기는 중반을 지나면서 조금씩 기울기 시작했다. 먼저 흔들린 요키시였다. 6회말 오재원의 안타에 이어 정수빈의 3루타가 터지면서 0의 균형이 깨졌다. 정수빈은 번트 실패 후 강공으로 전략을 바꿨고 3루타를 치며 흐름을 바꿔놓았다. 두산은 뒤이어 박건우의 1타점 적시타로 1점을 추가했다.
요키시의 공이 높거나 몰렸다. 두산 4번타자 김재환이 인코스로 높게 날아온 132km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았다. 타구는 외야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비거리 125m 홈런. 스코어는 순식간에 4-0까지 벌어졌다.
키움은 요키시 카드를 고수했다. 하지만 패착이었다. 최주환의 볼넷과 도루, 뒤이어 허경민의 1타점 2루타가 터졌다. 요키시는 마지막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을 힘이 없었다.
마운드에 오른 키움의 두 번째 투수는 조성운이었다. 승리조가 아니었다. 키움은 백기를 들었다.
조성운은 박세혁에게 1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요키시의 실점은 6점(5⅔이닝)까지 늘었다. 1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가 중단된 요키시는 평균자책점도 1.62에서 2.12로 크게 상승했다. 평균자책점 부문 순위도 2위에서 5위로 하락했다.
에릭 요키시는 21일 KBO리그 잠실 키움-두산전에서 6실점(5⅔이닝)으로 무너졌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요키시와 다르게 알칸타라는 끝까지 안정됐다. 7최호 2사 후 이지영을 황당하게 내야안타로 내보냈으나 김혜성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해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7이닝 5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알칸타라의 평규자책점은 2점대(2.89)까지 떨어졌다. 특히 7월 평균자책점은 1.00에 불과하다.
요키시의 조기 강판으로 사실상 승패가 결정됐다. 두산은 키움을 6-1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39승 26패를 기록해 키움(38승 29패)과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 키움은 7월 원정 성적이 1승 6패로 참담하다. rok1954@mae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