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짧은 사랑과 비장한 최후 [김대호의 옛날영화]

MK스포츠 김대호 기자

많은 영화 가운데 원작을 잘 표현한 작품을 꼽으라면 를 들 수 있다. 미국의 대문호 어네스트 헤밍웨이가 1940년 발표한 동명 소설을 1943년 샘 우드 감독이 스크린에 옮겼다.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파시스트에 대항하는 미국인 의용군 로베르트 조던(게리 쿠퍼)과 조던을 도와주는 스페인 좌파 게릴라. 그리고 파시스트에 부모를 잃은 19세 스페인 아가씨 마리아(잉그리드 버그먼)와 조던의 3일 동안의 짧은 사랑 이야기다.

조던은 아무 연고도 없고, 그렇다고 전쟁에 참가할 의무도 없는 스페인 내전에 자진해서 나선다. 오직 자유를 지키겠다는 신념 하나였다. 결국 조던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

조던(게리 쿠퍼)과 마리아(잉그리드 버그먼)의 짧은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마리아를 떠나 보내고 의연하게 죽음을 맞는 조던의 모습에서 삶의 참된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조던은 “난 지난 1년 동안 내가 믿어온 신념을 위해 싸워왔다. 만일 우리가 여기서 이긴다면 우리는 어디에서나 이길 것이다”라고 독백한다. 사랑하는 마리아를 억지로 떠나보낸 뒤 조던은 기꺼이 죽음을 맞는다. 신념과 사랑을 위해 목숨을 던질 수 있는 용기를 보여준다. 헤밍웨이가 남녀 주인공으로 게리 쿠퍼와 잉그리드 버그먼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소설을 쓴 것으로 알려져 더욱 화제가 됐다. 실제 소설과 영화 속에 나오는 마리아의 “전 키스할 줄 몰라요. 큰 코가 방해되지 않을까요?”란 대사는 헤밍웨이가 잉그리드 버그먼의 얼굴을 떠올리며 썼다고 한다.



잉그리드 버그먼은 헤밍웨이가 나타내려고 한 순결하고 성스런 여인상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짧게 깎은 머리카락과 검게 그을린 얼굴에 초롱초롱 빛나는 눈빛. 강렬하면서도 원초적인 본능을 갖고 있는 때 묻지 않은 여인. 잉그리드 버그먼이 아니곤 도저히 표현해 낼 수 없는 캐릭터였다.

미국 아카데미에서 작품 남녀 주연 등 5개 부문 후보에 올랐지만 여우조연상 하나만 타는 데 그쳤다. MK스포츠 편집국장 dhkim@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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