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6위’ LG, 우연이라 할 수 없는 오지환 ‘지배력’ [MK시선]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프로야구 LG트윈스의 순위가 초고속으로 하락하고 있다. 5일 만에 1위에서 6위까지 하락했다. 물론 순위 레이스가 촘촘하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비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 새삼 유격수 오지환(31)의 지배력만 확인하고 있다.

LG는 23일 인천에서 열린 SSG랜더스와 경기에서 0-8로 완패했다. 이날 패배로 SSG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4연패 늪에 빠졌다. 1위였던 순위로 6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그야말로 쾌속으로 추락했다. 지난 19일 잠실에서 열린 NC다이노스전에서 0-5로 뒤지고 있다가 6-5로 짜릿한 역전극 연출, 1위에 올랐던 LG다. 하지만 20일 NC전부터 내야 사령관 오지환이 빠졌다. 오지환은 19일 NC전 도중 교체됐다. 말소 사유는 안구건조증이었다. 10일 동안은 엔트리에 포함될 수 없다.



수비 훈련 중인 LG트윈스 오지환. 사진=천정환 기자
공교롭게도 오지환이 말소된 이후 연패에 빠졌다. LG는 우연의 산물로 파악하고 있지만, 단순히 우연이라고 볼 수만은 없는 문제다. 연패 기간 동안 아쉬운 수비가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20일 1-11 NC전에서도 대신 유격수로 출전한 손호영의 수비가 아쉽긴 했다. 0-3으로 뒤진 2회초 선두 타자 강진성의 타구를 내야 안타로 만들어줬다. 송구 동작이 신속하지 못했던 데다 1루에 원 바운드로 송구해 강진성을 아웃 처리하지 못했다.

SSG와의 3연전에서는 수비에서 어이없는 장면이 잦았다. 21일 SSG전 9회말에는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com에까지 소개될만한 플레이가 나왔다. 포수 유강남은 물론 내야진 전체가 상황을 착각하며 어이없는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1사 만루에서 이재원의 3루 땅볼 타구를 3루수 문보경이 3루 베이스에 터치하고 홈으로 던져 3루주자 추신수에 대한 런다운 플레이가 시작됐지만 유강남은 추신수를 태그하지 않은 채 유격수 손호영에 송구했으나 손호영이 홈 송구를 포기하는 사이 추신수가 홈을 밟았다. 손호영의 끝내기 실책으로 기록되며 경기가 끝났다.

1차적으로는 문보경이 1루에 송구를 했으면 더블플레이로 이닝이 종료되지만, 수비 집중력이 떨어져 생긴 결과였다.

22일 경기에서도 1회말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의 수비가 아쉬웠다. 1사 2루에서 추신수의 강한 타구를 잡아낸 켈리는 3루로 뛰는 2루주자를 잡기 위해 3루로 던졌다. 허나 3루로 뛰던 최지훈은 켈리가 3루로 공을 던지자 곧바로 2루로 돌아갔고 세이프됐다. 이후 스리런포를 맞으면 초반 분위기가 넘어갔다.

23일 SSG전에서도 1회말 1루수 로베르토 라모스가 견제구 포구 실책을 저질렀고, 0-1에 2사 2루에서 정의윤의 뜬공 타구를 2루수 정주현이 놓쳤다. 연패를 켈리-앤드류 수아레즈 외국인 원투펀치를 내세워 끊으려던 LG 계획은 꼬여버렸다.

문제는 팀 분위기다. 수비가 전체적으로 흔들리는데, 그라운드에서 리더 역할을 할 선수가 마땅치 않다. 내야 수비의 중심은 유격수인데, 오지환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오지환의 공백과 LG 하락세에 관련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한 전문가는 “오지환이 그동안 욕을 많이 먹었지만, 따지고 보면 수비가 견고한 야수다. 수비 전체가 흔들리면 LG의 연패가 자칫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오지환은 30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나 1군 엔트리에 복귀할 수 있다. 과거 어이없는 실수로 경기를 지배한다고 해서 붙은 달갑지 않은 별명이 ‘오지배’이지만, 오지환의 지배력은 아이러니하게도 없을 때 더 드러나고 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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