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영 감독은 왜 오승환에 대해 "미안하다"고 했을까

"행여라도 미안한 마음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미안한 건 오히려 감독이다."

허삼영 삼성 감독이 한 선수를 두고 한 말이다. 성적에 대한 부담을 전혀 갖지 않기를 바란다는 마음이 가득했다.

허 감독이 미안하다고 한 대상은 마무리 오승환(39)이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이 오승환에 대해 "미안하다"고 했다.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사진=MK스포츠 DB
오승환은 16일 현재 세이브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모두 21세이브를 거둬 2위 고우석(LG.17개)를 여유있게 따돌리고 있다. 그러나 세부 성적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일단 평균 자책점이 다소 높다. 2.96으로 마무리 투수 치고는 조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1점대 평균 자책점은 찍어 줘야 불안감이 덜 할 수 있는데 오승환은 그에 비해선 다소 높은 수치를 찍고 있다.

WHIP와 피안타율도 높다. WHIP는 1.43. 피안타율은 0.295를 기록하고 있다.

WHIP는 1.30 이내로는 들어와 줘야 하고 피안타율도 0.250 밑으로 끌어내릴 필요가 있다. 두 수치 모두 조금 높게 형성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간혹 위험한 순간에 노출되기도 한다. 세이브는 거두더라도 진땀을 흘리는 경우기 종종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허 감독은 오승환의 투구에 대해 흔들림 없는 믿음을 갖고 있다.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마무리 투수라는 확신에 변함이 없다. 충분히 제 몫을 해내고 있다고 강조햇다.

허 감독이 미안해 하는 것은 세이브 상황이 아니거나 3점차 정도가 벌어져 있을 때도 언제나 오승환을 가장 먼저 찾는 대목이다. 오승환이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승환을 쓰면서 오승환의 보여지는 성적이 나빠질 수 있는 이유를 제공했다는 미안함이다.

허 감독은 "요줌 야구는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른다. 4~5점 정도는 한번에 뒤집히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때문에 세이브 상황이 아닐 때도 오승환이 준비 돼 있으면 쓸 수 밖에 없다. 그런 적이 많았다. 당연히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을 던지다 보면 아찔한 상황이 연출 될 때도 있다. 그건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오승환을 탓할 수 없다. 그런 상황에서도 묵묵히 나가 제 몫을 하려는 모습에서 후배들도 느끼는 것이 많을 것이다. 오승환에게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팀 내에서 3번째로 많은 29경기에 출장했다. 투구 이닝은 불펜 투수 중 두 번째로 많은 27.1이닝 이다.

세이브 2위 고우석 보다 3경기가 많고 3.1이닝을 더 던졌다. 우리 나이 마흔의 선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부담이 될 수 있는 수치다.

하지만 오승환은 한 번도 고개를 저은 적이 없다. 자신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언제든지 마운드에 올랐다. 개인 기록이 나빠질 수 있는 상황에서도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팀을 위해 던진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다.

허 감독은 그런 오승환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팀 상황이 이겨야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오승환을 여러 상황에서 쓸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허 감독은 "오승환을 최대한 아끼고 싶지만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계속 되고 있다. 그런데도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는 오승환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몇 가지 높은 수치의 성적은 전혀 신경쓰기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모습에도 내 신념은 확실하다. 우리 팀 마무리는 오승환 뿐이다. 끝까지 오승환을 믿고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을 위해 개인 성적은 내려 놓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 베테랑. 그런 베테랑을 믿고 미안해 하는 감독. 둘의 시너지가 좀 더 탄탄한 삼성의 불펜을 만들어가고 있다.

[잠실(서울)=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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