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건 앨런(NC 다이노스)이 호투에도 웃지 못했다. 초반 난조를 이기지 못한 까닭이다.
로건은 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25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 NC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NC는 최근 기적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당초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 보였지만, 막판 9연승을 달리며 가을야구 막차를 탔다. 이후 전날(6일) 펼쳐진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는 4위 삼성까지 4-1로 물리쳤다. 이날도 승리할 경우 3위 SSG랜더스가 기다리고 있는 준플레이오프로 향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NC는 선발투수로 로건을 출격시켰다. 올 시즌을 앞두고 NC와 손을 잡은 로건은 정규리그 32경기(173이닝)에서 7승 12패 평균자책점 4.53을 거둔 좌완투수다.
경기 전 만난 이호준 NC 감독은 “중간 투수들이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공을 던졌다. 사실 굉장히 힘든 상황이다. 로건이 7이닝을 던져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작은 좋지 못했다. 1회말 이재현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다. 김성윤의 희생 번트와 구자욱의 볼넷으로 연결된 1사 1, 2루에서는 르윈 디아즈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냈지만, 김영웅에게 볼넷을 헌납하며 만루에 몰렸다. 여기에서 김영웅, 이성규에게 연달아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류지혁을 1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1회말에만 4개의 볼넷을 범한 로건은 역대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사사구 허용 타이기록 불명예를 안았다. 앞서 지난 1986년 10월 19일 한국시리즈 광주 무등 해태(현 KIA) 타이거즈전에서 당시 삼성 김시진이 기록한 바 있다.
다행히 2회말부터는 안정을 찾았다. 김헌곤(삼진), 이재현(중견수 플라이), 김성윤(2루수 땅볼)을 상대로 아웃카운트를 챙기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이어 3회말에도 구자욱(삼진), 디아즈(유격수 플라이), 김영웅(삼진)을 물리쳤다.
4회말에도 호투는 계속됐다. 이성규(삼진), 강민호(3루수 땅볼), 류지혁(좌익수 플라이)을 잠재웠다. 5회말에는 김헌곤(3루수 땅볼), 이재현(중견수 플라이), 김성윤(삼진)을 차례로 묶었다.
이후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로건은 구자욱(유격수 땅볼), 디아즈(중견수 플라이), 김영웅(2루수 땅볼)을 막아내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6이닝 1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2실점. 총 투구 수는 105구였다. 패스트볼(50구)을 가장 많이 활용했으며, 스위퍼(18구), 체인지업(16구), 커터(15구), 투심(6구), 커브(6구)를 고루 구사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측정됐다.
다만 이런 역투에도 로건은 웃지 못했다. NC 타선이 원태인을 비롯한 삼성 투수진에 무득점으로 꽁꽁 묶였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1회초 부진이 아쉽게 됐다. NC는 8회초가 흘러가는 현재 삼성에 0-2로 끌려가고 있다. 로건을 대신해 우완 전사민이 마운드에 올랐다.
[대구=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