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 파라다이스시티에서는 2025년 5월 RIZIN WORLD SERIES in KOREA가 열렸다. ▲UFC ▲Professional Fighters League(이상 미국) ▲ONE Championship(싱가포르) ▲라이진(일본)은 종합격투기(MMA) 빅리그로 묶인다.
오하라 주리(35·일본)는 파라다이스시티 관중 1620명이 보는 가운데 라이진 월드시리즈 코리아 제9경기 시작 2분 22초 만에 오버핸드 라이트를 맞아 KO를 당했다. 그러나 UFC 출신 조니 케이스(36·미국)가 전날 계체를 초과하여 무효(No Contest)가 됐다.
조니 케이스 vs 오하라 주리는 71㎏ 시합이었다. 케이스는 71.33㎏으로 기준 몸무게보다 330g 무거워 ▲옐로카드(−20점) ▲대전료 20% 삭감 ▲이겨도 NC 등 징계를 받았다.
라이진은 오하라 주리가 승리하는 경우의 수만 허용하겠다는 벌칙을 내린 것이다. 조니 케이스의 KO승은 무효로 처리됐다. 28년 역사를 자랑하는 기록 사이트 Sherdog도 대회사 뜻을 존중하여 라이진 월드시리즈 코리아 제9경기를 NC로 기재했다.
하지만, 2010년대 이후 가장 파급력 있는 종합격투기 전적 매체는 Tapology다. 모든 무술 종목을 통틀어 2025년 9월 미국 인터넷 접속 통신량 1위를 차지할 정도다.
‘태폴러지’는 MK스포츠 인터뷰에서 “조니 케이스가 KO로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라이진 공식 결과는 무효 시합입니다”라고 안다면서도 “우리 통계 관리 목적상 오하라 주리의 KO패로 기재했습니다”라며 밝혔다.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승부를 수정하는 것을 일반적이라고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라며 보편적이고 통상적인 상식과 어긋난다는 것이 ‘태폴러지’ 입장이다.
▲대한민국에서 치러진 종합격투기 시합이 ▲계체 실패로 NC가 됐지만 ▲글로벌 넘버원 전적 사이트가 이러한 결과를 수용하지 않은 것은 2025년 들어 두 번째다.
‘투신’ 김재웅은 2025년 8월 8100여 관중이 입장한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블랙컴뱃 15 메인이벤트 2라운드 22초 ‘울프킹’ 아딜레트 누르마토프(28·키르기스스탄)의 주먹을 맞고 쓰러졌다.
블랙컴뱃은 전날 페더급(66㎏) 몸무게보다 200g 많은 아딜레트 누르마토프에게 ▲라운드당 −1점 ▲이겨도 NC 등 계체 실패 징계를 내렸다. 이에 따라 소속 단체는 김재웅은 진 것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셔도그’ 역시 블랙컴뱃 15 메인이벤트를 무효로 기재했다. 그러나 ‘태폴러지’는 MK스포츠 인터뷰에서 “저희는 체중 과다에 대한 사전 감점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오직 심판들의 채점만을 인정합니다”라며 한국 선수가 KO/TKO를 당했다고 표기한 까닭을 설명했다.
김재웅은 5분×3라운드 내내 맞서 판정까지 끌고 가진 못했다. 만약 블랙컴뱃이 계체를 통과하지 못한 아딜레트 누르마토프에게 라운드당 −1점 없이 ‘이겨도 무효’만 부과했으면 ‘태폴러지’도 NC에 동의했을까?
‘태폴러지’는 MK스포츠 질문에 “왜 블랙컴뱃 15 메인이벤트가 무효 경기여야 합니까? 하루 전 몸무게가 범위를 넘어섰기 때문입니까? 해당 단체가 일단 대결을 허용했다면 두 선수의 행위에만 바탕을 두고 결과를 처리해야 합니다”라고 답변했다.
종합격투기 국제 표준이라 할 수 있는 UFC 역시 ‘태폴러지’와 비슷하다. 계체에 성공한 A는 그러지 못한 B와 대결을 거부할 수 있지만, 일단 불리한 조건에도 경기를 수락했다면 시합에서 패배하는 경우의 수 또한 받아들여야 한다.
B가 몸무게 기준을 일정 수준 이상 위반했다면 대전료 일부를 몰수하여 경기를 뛰어준 A한테 보상으로 지급한다. 타이틀매치가 아닌 일반적인 계체 실패에 대한 UFC의 징계는 사실상 이게 유일하다.
특정 선수가 반복적으로 체중을 맞추지 못하면 UFC는 계약 해지 등 추가 제재를 내릴 수 있다. 개최 지역 스포츠대회를 관리하는 미국 주 체육위원회가 UFC와 별도로 벌금을 부과하거나 선수 자격을 정지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아딜레트 누르마토프는 블랙컴뱃 15가 해당 단체는 물론이고 한국 무대 데뷔전이었다. 상습적이거나 고의적인 계체 실패라 단정할 수는 없다. ‘태폴러지’는 “경기도 하기 전에 특별 규칙으로 승부가 좌우되어서는 안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MK스포츠는 하루 전 몸무게 초과에 대한 벌칙으로 승리 대신 NC로 기록한 대한민국 몽골 일본의 사례가 최근 365일로 한정해도 ‘태폴러지’에 여럿 존재한다는 것을 지적했다.
‘태폴러지’는 “모든 종합격투기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완전한 정보를 항상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때때로 영상이 아닌 (대회사 등이 제공하는) 보고서에 의존하는데, 정책과 결과 처리의 불일치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라며 한계를 공개하고 양해를 구했다.
“시합 중 반칙에 대한 제재가 아니라 대결에 앞서 먼저 감점하거나 이겨도 무효로 한다는 방침이 적용된 특정 경기를 알려준다면 전적이 수정되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태폴러지’는 블랙컴뱃 15의 김재웅 vs 아딜레트 누르마토프에 그치지 않고 라이진 월드시리즈 코리아 오하라 주리 vs 조니 케이스도 NC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일관성을 증명했다.
블랙컴뱃은 11월1일 경기도 오산시에서 챔피언스리그 시즌2 15주차를 개최한다. 10월30일 계체 불합격 2명한테 ▲라운드당 감점 ▲파이트머니 일부 몰수 ▲승리해도 무효 처리 등 기존 징계를 변화 없이 그대로 공지했다.
세계 최고 영향력을 자랑하는 전적 사이트가 “몸무게가 기준을 넘어섰다는 이유만으로 시합 결과에 미리 손을 대는 것은 일반적인 범위 밖입니다. 오직 심판의 채점과 두 선수의 행위를 판단 근거로 삼아야 합니다”라며 재확인했지만, 블랙컴뱃은 원칙을 바꾸지 않았다.
[강대호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