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 당한 선수는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
토트넘 홋스퍼는 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2025-2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4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극적인 2-2 무승부를 거뒀다.
토트넘은 이로써 2021년 승리 후 4년 동안 이어진 뉴캐슬 원정 4연패 늪에서 간신히 탈출했다. 물론 승리는 없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영웅적인 활약이 있었으나 석연찮은 판정 끝 내준 페널티킥이 발목을 잡았다.
문제는 후반 86분에 발생했다. 뉴캐슬의 코너킥 상황에서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댄 번에게 홀딩 파울을 한 것이다. 187cm의 벤탄쿠르가 201cm의 번을 수비하는 건 쉽지 않았다. 심지어 번이 벤탄쿠르를 덮치는 장면도 있었다.
주심은 첫 판정에서 파울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VAR 판독 후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벤탄쿠르가 볼을 보지 않고 번만 바라보며 홀딩 파울을 범했다는 것이다.
경기 후 프리미어리그 심판기구(PGMOL)는 SNS를 통해 “벤탄쿠르가 명백히 볼을 보지 않고 번만 바라보며 홀딩 파울을 저질렀다”고 설명했다.
뉴캐슬은 앤서니 고든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2-1, 다시 리드를 되찾을 수 있었다. 물론 토트넘도 경기 종료 직전, 로메로의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2-2, 패배를 피할 수 있었다.
토트넘, 그리고 토마스 프랑크 감독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는 입장. 결과론적인 이야기로 볼 수 있으나 페널티킥만 아니었다면 뉴캐슬 원정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BBC’에 의하면 프랑크 감독은 “VAR의 명백한 실수다. 주심은 훌륭한 첫 판정을 내렸다. 우리가 원하는 건 바로 그런 판정이다. 내 기준에서 그건 절대 페널티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뉴캐슬 관계자들과 대화해봐도 페널티라고 생각하지 않더라. 우리는 일관성이 필요하다. 주심의 첫 판정은 정확했다. VAR은 명확하고 명백한 오심일 때만 개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에디 하우 뉴캐슬 감독은 “나는 경기 중에는 못 봤다. 방금 다시 봤고 벤탄쿠르가 볼을 보지 않고 번만 바라보고 있더라. 아마도 올바른 판정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PGMOL 기준, 코너킥과 프리킥 상황에서의 홀딩 판정 기준, 수비수가 공격수만 바라보고 볼을 보지 않을 때 그 행동이 플레이에 영향을 끼칠 경우 페널티를 줄 수 있다. 정확하게 보면 벤탄쿠르가 번을 상대로 한 수비 방식은 페널티를 줘도 ‘기준’상 이상하지 않다. 다만 터프한 프리미어리그에서 그 정도 수준의 수비로 페널티를 줘야 한다면 매 경기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즉 일관성에 대한 문제가 이 경기에서 등장한 셈이다.
축구 전문가들도 대부분 토트넘이 억울한 판정의 희생양이 됐다고 판단했다.
이지 크리스티안센은 “이런 순간마다 페널티를 준다면 매 경기마다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모리슨은 “당장 다음 날부터 6경기가 있는데 이렇게 수비하는 장면은 수없이 나온다. VAR이 이런 부분까지 다 개입할 것인가? 유니폼을 당기지 않았고 그저 각자 자리 잡는 과정이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조너선 우드게이트는 “번이 완전히 올라탄 것 아닌가. 거의 헤비급과 페더급의 UFC 경기 같았다”고 조롱했다.
마이카 리차즈는 “볼을 보지 않는 건 규정에 해당된다. 하지만 지속적인 문제가 아니었고 임팩트도 충분하지 않았다. 주심의 첫 판정이 훨씬 좋았다”고 설명했다.
제이미 래드냅은 “번은 항의조차 하지 않았다. 이런 장면은 매주 반복된다. 만약 이걸 기준으로 페널티를 줄 거라면 좋다, 하지만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오 퍼디난드는 “뉴캐슬에 페널티를 준 건 정말 수치스러운 판정이다. VAR을 담당한 사람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화면을 보고도 그렇게 판정한 주심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도 뉴캐슬, 잘했다”고 비판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