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생 41세 노장의 꿈은 계속된다. ‘스키 여제’ 린지 본(미국)은 부상을 딛고 생애 5번째 올림픽 무대에서 금빛 질주에 나선다.
본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스위스 크랑몽타나에서 열린 2025-26시즌 국제스키스노보드연맹(FIS) 월드컵 알파인 스키 여자 활강 경기 도중 무릎 부상을 당했다. 당시 악천후 속에도 강행된 경기에서 본은 점프 뒤 착지 과정에서 균형을 잃고 쓰러졌다. 그는 슬로프 옆 그물과 강하게 충돌한 뒤 고통을 호소했다. 본은 의료진의 응급 처치를 받고 천천히 슬로프를 내려온 뒤 헬기로 이송됐다.
올림픽 개막까지 약 일주일 앞두고 발생한 사고. 본은 마지막까지 “포기는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부상을 당한 뒤 자신의 SNS를 통해 “계속해서 주치의, 팀과 부상 경과를 두고 논의하고 있다. 계속해서 추가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며 “올림픽 일주일을 앞두고 매우 어려운 일에 부딪혔다. 하지만 내가 할 줄 아는 게 하나 있다면, 무사히 돌아오는 것. 나의 올림픽 꿈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복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월드컵 통산 84회, 세계선수권 통산 8회 우승을 보유한 본은 그동안 부상과 악연이 깊다. 2010 밴쿠버 올림픽을 2주 앞두고 정강이 부상을 입었다. 2014 소치 올림픽 전에는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돼 출전이 무산됐다. 2019년 선수 은퇴를 선언했던 본은 2024년 무릎 부상 여파로 티타늄 인공 관절 이식 수술 후 선수 복귀를 선언했다. 스키 여제는 긴 공백기에도 복귀와 함께 건재함을 과시하며 월드컵 무대를 휩쓸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본이 무릎 부상을 털어내고 이번 대회에 정상 출전한다면 2002 솔트레이크시티, 2006 토리노, 2010 밴쿠버, 2018 평창 대회 이후 5번째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이전까지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41세 백전노장이 된 스키 여제가 마지막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추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본의 조부는 한국전쟁 참전용사다. 그는 2018 평창 대회 당시 알파인 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을 앞두고 조부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린 바 있다. 본에게 스키를 가르친 인물이기도 하다. 본의 조부는 평창 대회 1년 전 세상을 떠났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