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한 안정적으로, 주어진 투구 수 안에서 길게 던지는 것이 목표다.”
정우주(한화 이글스)가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선전을 약속했다.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5일 일본 도쿄돔에서 체코와 2026 WBC 1라운드 C조 첫 경기를 치른다.
이번 경기는 지난 2009년 대회 이후 17년 만의 2라운드 진출을 노리는 한국에 매우 중요하다. 체코전이 끝난 뒤 6일 하루 휴식을 취하는 대표팀은 7~9일 연달아 일본, 대만, 호주와 격돌한다. 여기에서 2위 안에 들어야 2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 체코가 C조 최약체로 꼽히는 만큼 한국으로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다.
정우주의 어깨도 무겁다. 정우주는 체코전에서 선발투수 소형준(KT위즈)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투수로 출격할 전망이다. 류지현 감독은 4일 도쿄돔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투수 운영이 계획대로 진행되면서 이겨야 다음 경기 전략에 문제가 안 생길 것”이라며 “2, 3일 일본 프로팀과 평가전에서 나오지 않은 소형준과 정우주가 체코전을 초반부터 잘 끌어줘야 한다. 그 이후 점수나 상황에 따라 다음 투수들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 본인의 의지도 크다. 정우주는 4일 도쿄돔 공식 훈련이 끝난 뒤 “첫 경기인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저로 인해 투수 운영이 꼬이지 않도록 임무를 잘 완수하고 싶다”고 당차게 말했다.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번으로 한화에 지명된 정우주는 한화의 현재이자 미래라 불리는 우완투수다. 지난해 데뷔 시즌이었음에도 51경기(53.2이닝)에서 3승 3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적어냈다. 정규리그 막판에는 두 차례 선발 기회를 얻기도 했으며, 가을야구에서도 나름대로 존재감을 뽐냈다.
국가대표에서도 활약은 계속됐다. 지난해 말 펼쳐진 2025 NAVER K-BASEBALL SERIES(K-베이스볼 시리즈) 체코와의 2차전에서 1.1이닝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진 일본과의 2차전에는 선발 등판해 3이닝 1사사구 4탈삼진 무실점을 적어내기도 했다.
이런 정우주에게 지난달 일본 오키나와 대표팀 2차 캠프에서 치른 두 차례 연습경기는 큰 예방주사가 됐다. 삼성 라이온즈와 첫 연습경기에서 1.2이닝 3실점으로 주춤했으나, 다음 삼성전에서는 3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그는 “첫 연습경기 때 실제 경기처럼 던졌어야 했는데 안일하게 준비해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그 이후로 더 진중하고 차분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WBC는 특유의 투구 수 제한 규정이 있다. 1라운드에서 최대 65구까지 던질 수 있으며, 이틀 연속 등판하면 최소 1일 휴식을 취해야 한다.
정우주는 “제가 투구 수가 적은 편이 아니”라며 “최대한 안정적으로, 주어진 투구 수 안에서 길게 던지는 것이 목표다. 타자와 빨리 대결해야 할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롤모델’도 생겼다. 데인 더닝(시애틀 매리너스)이다. 더닝은 전날(3일)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평가전에서 공격적인 투구로 3이닝 3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올렸다. 총 투구 수는 37구에 불과했다.
그는 “(더닝 선수의 투구는) 딱 내가 원하고 추구해야 할 선발투수 유형”이라면서 “투구 수를 절약하며 이닝을 끌고 가는 모습, 어떤 상황이든 변화구로 스트라이크를 넣는 모습을 닮고 싶다”고 배시시 웃었다.
‘야구 월드컵’이라 불리는 WBC에는 많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스카우터들이 모여든다. 앞서 정우주는 해외 진출에 대한 꿈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그는 “스카우터가 오는 것은 의식하지 않으려 한다. 아직은 메이저리그를 생각할 시기가 아니”라면서 “대표팀의 쟁쟁한 형들을 보며 지금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