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볼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 “우와!” 하는 감탄사가 가장 크게 터져 나오는 순간은 언제일까? 화려한 윙 슛도, 절묘한 회전 슛도 좋지만 역시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슛’이 골망을 찢을 듯 흔들 때다.
중거리 슛은 관중들에게 핸드볼의 재미를 선사할 뿐만 아니라 상대 수비를 끌어내고 진영을 무너뜨리는 핵심 전략이자 핸드볼의 백미로 꼽힌다. 지난 신한 SOL Bank 25-26 핸드볼 H리그에서는 바로 그 중거리 슛으로 팬들을 열광시킨 ‘대포알 슈터’들이 코트를 수놓았다.
이번 시즌 남자부에서 가장 뜨거운 손끝을 자랑한 선수는 하남시청의 김재순이었다. 상무 피닉스 전역 후 하남시청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 시즌 기록한 108골 중 무려 92골을 9m 중거리 슛으로 채웠다. 전체 득점의 85.1%가 중거리 슛에서 나온 셈이다.
성공률 또한 독보적이다. 194차례 시도해 92골을 성공시키며 47.4%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거리 슛이 성공률 50%를 넘기 어려운 고난도 공격임을 감안하면 놀라운 집중력이다. 186cm의 당당한 체격과 높은 점프력을 바탕으로 수비 위에서 꽂아 넣는 그의 슛은 상대 골키퍼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이번 시즌은 ‘중거리 슛은 장신 선수의 전유물’이라는 오랜 고정관념이 깨진 해이기도 했다. 충남도청의 신예 육태경은 170cm의 비교적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남자부 중거리 슛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육태경은 시즌 164골 가운데 61골(성공률 42.6%)을 중거리에서 뽑아냈다.
저돌적인 돌파 능력에 한 템포 빠른 슈팅 타이밍을 더한 것이 주효했다. 상대 수비가 블록 타이밍을 잡기 전에 날아오는 그의 빠른 슛은 단신의 약점을 완벽히 지우며 영플레이어상을 거머쥐었다.
인천도시공사의 우승 주역 김진영도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121골 중 59골을 중거리 슛으로 기록하며 부문 3위에 올랐다. 185cm의 체격과 폭발적인 점프력을 갖춘 그는 어느 위치에서든 강한 슛을 날릴 수 있는 전천후 공격수다. 특히 수비 틈을 읽고 각도를 만들어내는 지능적인 플레이까지 겸비해 한국 핸드볼을 이끌 에이스로 확고히 자리 잡았다.
가장 빠른 슛의 주인공은 충남도청의 김태관이었다. 그는 이번 시즌 최고 구속인 115.64km/h를 기록하며 남자부 ‘캐논 슈터’에 선정됐다. 부상 여파로 출전 시간이 제한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55골 중 41골을 중거리 포로 장식하며 압도적인 파괴력을 증명했다.
이번 25-26 시즌 H리그는 김재순, 육태경, 김진영 등 젊은 슈터들의 활약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드라마를 써 내려갔다. 강력한 한 방으로 코트를 지배한 이들의 성장은 다음 시즌 핸드볼 팬들을 설레게 하는 가장 큰 기대 요소다.
<사진 제공=한국핸드볼연맹>
[김용필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