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이적설? 강원 김건희 “어떤 대화도 나눈 적 없어”···“정경호 감독님 믿음에 반드시 보답할 것” [이근승의 믹스트존]

“정경호 감독님은 나를 항상 믿어주신 분이다. 전반기엔 감독님을 실망하게 했다. 반드시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겠다. 많은 공격 포인트로 감독님을 웃게 해드리겠다.”

김건희(31·강원 FC)가 독기를 품었다.

김건희는 수원 삼성에서 프로에 데뷔해 상주 상무(김천상무의 전신), 홋카이도 콘사돌레 삿포로(일본)를 거쳤다. 김건희는 2025년 여름 이적시장에서 강원 유니폼을 입었다. 상무 시절 김건희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본 정 감독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강원 FC 스트라이커 김건희.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스트라이커 김건희. 사진=이근승 기자
훈련 중인 강원 FC 선수들. 사진=이근승 기자
훈련 중인 강원 FC 선수들. 사진=이근승 기자
훈련 중인 김건희. 사진=이근승 기자
훈련 중인 김건희. 사진=이근승 기자

김건희는 지난 시즌 K리그1 후반기에만 5골을 터뜨리며 정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건희는 더 큰 의욕을 갖고 올해 동계 훈련에 임하던 중 불의의 부상을 당했다. 하루빨리 복귀하려는 조급함은 부상 재발로 이어졌다. 김건희는 2026시즌 K리그1 9경기에 출전했으나 1도움만 올렸다. 김건희가 주춤한 사이 강원은 시즌 초의 어려움을 딛고 K리그1 4위로 올라서며 전반기를 마쳤다.

김건희가 이를 악물고 후반기를 준비 중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MK스포츠’가 6월 10일 강원의 전지훈련지인 강원도 정선에서 김건희와 나눈 이야기다.

김건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건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5월 17일 울산 HD전을 마치고 휴가가 있었다. 좀 쉬었나.

평소 같았으면 쉬었을 텐데 부상이 있어서 전반기 때 쉰 시간이 길었다. 휴가 때도 운동하면서 후반기를 준비했다. 정경호 감독께서도 부상 우려가 있으니까 몸 관리를 철저히 해주길 바라셨다. 후반기 땐 감독님과 동료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겠다.

Q. 몸은 좀 어떤가.

체력적으론 문제없다. 다만 올 시즌 초 다쳤던 부위가 완벽히 회복되진 않았다. 약간 불안한 느낌은 있다. 조심스럽게 관리하고 있다.

Q. 어디를 다쳤던 건가.

1년에 한두 번씩 자잘한 부상이 있었다. 그런데 지난 시즌엔 부상 없이 한 해를 보냈다. 한 시즌을 부상 없이 보내는 법을 터득했다고 생각했는데 욕심이 과했던 것 같다. 튀르키예 동계 훈련에서 빠르게 몸 상태를 끌어올리려다가 문제가 생겼다. 왼쪽 근육이 뭉치는 듯했다. 이후 훈련량을 조절했는데 마지막 연습경기에서 스프린트 중 햄스트링이 조금 찢어졌다.

훈련 중인 강원 FC 선수들. 사진=이근승 기자
훈련 중인 강원 FC 선수들. 사진=이근승 기자

Q. 강원이 올 시즌 초반엔 조금 주춤했다.

그래서 더 마음이 좋지 않았다. 정경호 감독님과 팀원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재활 과정에서 하루빨리 복귀하려다가 몸에 또다시 문제가 생겼다. 선수 생활하면서 연속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흔치 않다. 여유를 가지고 재활해야 했는데 마음이 급했다. 안 좋은 상황이 겹치다 보니 전반기 땐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Q. 몸 상태를 끌어올리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햄스트링 부상 후 회복이 가장 어렵다.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드는 법은 훈련뿐이다. 훈련량과 강도를 계속해서 늘려야 하는데 부상이 반복되면서 나도 모르게 조심했다. 일정 선을 넘어야 몸이 올라오는데 ‘또 다치는 건 아닐까’ 불안한 마음이 사라지질 않았다. 그런 게 그라운드 복귀 후에도 몸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은 이유였다.

Q. 스트레스가 심했을 듯하다.

정경호 감독님과 팀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컸다. 팀이 반등하면서 전반기를 좋은 성적으로 마친 건 다행이지만, 그 과정에서 힘을 더하지 못했다. 팀 전술이 바뀌면서 적응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Q. 수원 시절부터 ‘더 잘하려는 마음’에 운동량을 늘리다가 다치는 경우가 있었다. 멘털적으로도 회복이 쉽진 않았을 것 같다.

프로 경력이 쌓였다. 세상에 아픈 곳 없는 프로축구 선수는 없을 거다. 다들 잔부상이 하나씩은 있다. 나는 축구를 더 잘하고 싶다. 그라운드 위에서 성실함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그런데 땀 흘리는 과정에서 다치는 상황이 반복되니 힘든 게 사실이었다. 받아들이기가 참 어려웠다. 프로축구 선수가 다쳐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한다는 건 가수가 목이 아파서 노래를 못하는 것과 같다. 지난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기에 올 시즌엔 처음부터 치고 나가고 싶었다. 팀에 더 큰 도움이 되고 싶었다. 잘 준비해서 후반기 땐 정말 도움이 되어야 한다.

강원 FC 정경호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정경호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Q. 정경호 감독은 어떤 얘길 해줬나.

정경호 감독께 가장 죄송했다. 정경호 감독님이 계셔서 강원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감독님은 항상 나를 믿어주신다. 그 믿음에 보답하지 못해 정말 힘들었다. 죄책감이 들었다. 감독님도 사람이다. 감독님도 실망하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후반기 땐 그라운드 위에서 감독님에게 보여줘야 한다.

Q. 월드컵으로 시즌 중반 휴식기가 긴 시즌이다. 반등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공격수다. 공격 포인트로 내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전반기 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이겨내야 한다. 보여줘야 한다. 올 시즌 많은 경기가 남아 있다. 안 좋았던 기억은 잊고 후반기 땐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Q. 김건희가 올여름 이적시장에서 대구 FC로 이적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도 소문으로 들었다. 대구란 팀과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 내가 연락한 적도,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 나와 정경호 감독님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안다면 그런 소문을 낼 순 없었을 거다. 내가 전반기 때 선발로 못 뛰다 보니 그런 얘기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선수는 이적시장을 앞두고 연락을 받을 때가 있다. 이적 의사를 물어보는 거다.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대구와는 아무런 일도 없었다. 정경호 감독님이 내게 그 얘길 하셨다.

Q. 정경호 감독이 ‘대구로 가는 거냐’고 물어본 건가.

정경호 감독님을 비롯해 여러 사람이 물어봤다. 앞서 말한 그대로 이야기했다. 이적 의사라도 물어봤다면 그 얘기라도 해드렸을 텐데 ‘아니’란 말 외 전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강원에서 잘해야 한다. 다른 것보다 정경호 감독님이 보내주신 신뢰에 보답해야 한다.

김건희(사진 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건희(사진 왼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주전 경쟁이 치열해졌다.

팀이 전술을 바꿔서 반등을 일궜다. 나는 (고)영준이나 (최)병찬이와는 조금 다르다. 내가 영준이나 병찬이처럼 강도 높은 압박을 펼치는 건 어렵다. 흉내는 낼 수 있겠지만, 팀이 원하는 역할을 100% 해내는 건 조금 힘들다고 본다. 팀 경기력과 성적이 좋아서 받아들였다. 내가 감독이어도 안 바꾼다.

Q. 김건희의 장점을 살리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요즘 제일 많이 하는 생각이다. 내가 어떻게 해야 팀에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한다. 몇 분을 뛰든 팀 승리에 이바지할 수 있다면, 그 역할을 충실히 해내도록 하겠다. 우리 감독님은 정말 좋은 지도자다. 팬들에게 보여주는 좋은 축구가 이를 증명한다고 본다. 팀, 선수의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살아남아야 한다. 후반기 때 팀이 한 단계 더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강원에서 김건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결과물 아닐까. 결과가 나와야 정경호 감독께서 다시 한 번 확신을 가지실 거다. 내가 팀 전술에 최대한 녹아들면서 내 장점까지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후반기엔 코리아컵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플레이오프로 아시아클럽대항전까지 소화한다. 경기 수가 많다. 한두 번 안 됐다고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 계속 부딪히고 도전하겠다. 악착같이 다 쏟아내면 좋은 흐름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Q. 강원 유니폼을 입기 전 일본 축구를 경험했다. 2025-26시즌 ACLE에서 J1리그 팀들의 상승세가 대단했다. 직접 부딪혀 보면서 느낀 J1리그 팀들의 상승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2010년대까지만 해도 일본 축구라고 하면 ‘빌드업’을 떠올렸다. 짧고 빠른 패스, 점유율 중심이었다. 그런 일본 축구가 큰 과제에 직면했었다. 일본 팀을 상대하는 팀들이 볼 점유율을 포기하고 내려선 거다. 일본 축구계에서 ‘축구가 재미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여기서 해답을 제시한 지도자가 세 명 있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손흥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일본 J1리그에서 요코하마의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손흥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일본 J1리그에서 요코하마의 우승을 이끈 바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일본에서 명장으로 꼽히는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감독. 페트로비치 감독이 일본 J1리그 우라와 레드를 이끌 때의 사진이다. 사진=AFPBBNews=News1
일본에서 명장으로 꼽히는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감독. 페트로비치 감독이 일본 J1리그 우라와 레드를 이끌 때의 사진이다. 사진=AFPBBNews=News1
오니키 토루 감독의 가와사키 프론탈레 시절. 사진=AFPBBNews=News1
오니키 토루 감독의 가와사키 프론탈레 시절. 사진=AFPBBNews=News1

Q. 어떤 지도자였나.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이끌었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현재 나고야 그램퍼스를 이끌고 있는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감독,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황금기를 이끌고 현재는 가시마 앤틀러스를 지휘하고 있는 오니키 토루 감독이다.

Q. 이 세 명의 지도자는 어떤 특징이 있었나.

강력한 전방 압박이다. 높은 위치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면서 큰 성과를 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토루 감독 모두 J1리그에서 우승컵을 들었다. 그때부터 일본 축구가 전방 압박을 중시하기 시작했다. 최근 J1리그에선 비셀 고베와 마치다 젤비아가 좋은 성적을 냈다. 이 팀들은 강한 전방 압박에 킥 앤 러시 전술을 구사했다. 앞에서부터 피지컬을 활용해 강하게 부딪혔던 거다.

Q. 고베와 마치다는 ACLE에서 K리그1 팀들을 상대로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양한 루트로 알아보니 과거 전북 현대를 대단히 인상 깊게 본 것 같았다. 이동국 선배와 김신욱 선배가 전북에 있었을 때 말이다. 당시 전북을 보고, 피지컬이 좋은 선수를 지속적으로 키우고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던 거다. 현대 축구의 트렌드는 기본적으로 따라가면서 강한 피지컬과 힘을 가미했다고 할까.

Q. 일본은 국가대표팀은 물론 J1리그 팀들도 좋은 축구를 편견 없이 받아들여 자기 것으로 만들어내는 데 능한 것 같다.

직접 경험해보고 느낀 부분이다. 좋은 건 정말 빠르게 받아들인다. 일본은 본래 기술이 좋았다. 지금은 어떤가. 체력과 힘 싸움에서도 쉽게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우위를 점한다. 일본 축구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을 계기로 자기들이 나아가는 방향에 대한 확신을 얻었다. 조별리그에서 독일, 스페인을 잡아내지 않았나. 방향성에 대한 확신이 더해지니 발전 속도가 더 빠르지 않은가 싶다.

김건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건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K리그1 구단들도 ACLE를 통해서 배우고 느끼는 게 많을 듯하다.

물론이다. K리그1을 대표해 출전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나서는 국제 대회다. 동남아시아 팀들은 빼어난 실력을 갖춘 유럽과 남아메리카 선수를 앞세운다. ACLE는 지도자, 선수 등 모든 구성원이 발전할 수 있는 대회다. 올 시즌 감바 오사카와 ACLE 본선행 티켓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우리의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는 ACLE인 만큼 본선에 나설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Q. 요즘 일본 선수들의 피지컬이 강해졌다는 얘길 자주 듣는다.

일본 구단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선수의 경기별 뛴 거리, 스프린트 등의 데이터를 공개한다. 강원도 선수별 경기 데이터를 수집한다. 다른 구단에서도 공개하는 자료들을 수집해서 일본 팀들과 비교해 보곤 한다. 뛴 거리만 보면 한국과 일본은 비슷하다. 하지만, 일본이 스프린트 횟수 등 순간적인 폭발력을 요구하는 부분에선 크게 앞선다. 우리가 K리그1에선 경기당 고강도 움직임이 가장 많다. 그런데 J1리그와 비교하면 중·하위권에 위치하게 된다.

Q. 그 요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리그의 차이다. 우린 어떤 팀을 만나든 높은 위치에서부터 상대를 강하게 압박한다. 그런데 우리가 만나는 상대는 다르다. 보통 내려선다. 지공 상황이 많다. 반면 일본은 계속해서 부딪힌다. 두 팀이 라인을 올려 강한 압박을 주고받는 거다. 공을 소유하면 최대한 빠르게 상대 뒷공간을 공략한다. 서로가 계속해서 폭발력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거다. 그런 환경에선 뒷공간이 넓어질 수밖에 없다. 서로 그 공간을 계속해서 공략한다. 상대가 내려앉으면, 위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한다고 해도 폭발력을 요구하는 횟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우리가 더 좋은 성과를 낸다면 K리그1이 조금 더 바뀌지 않을까 싶다.

Q.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해 줄 수 있나.

일본은 계속해서 유럽을 따라간다. 유럽처럼 서로가 라인을 올려서 부딪히고 또 부딪힌다. 스프린트 횟수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팬들은 그런 축구가 더 재밌을 거다. 우리가 더 좋은 결과를 낸다면, 서로가 강하게 압박하고 쉴 새 없이 공간을 공략하는 트렌드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우리 K리그1이 조금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건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건희.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스트라이커는 전방에서부터 강하게 압박하는 상대를 만났을 때와 내려서서 많은 수비 숫자를 두는 팀을 상대할 때 어떤 차이를 느끼나.

확실한 건 둘 다 힘들다(웃음). 선수들도 공격을 쉴 새 없이 주고받는 축구가 재밌다. 우리와 상대 모두 라인을 올려서 계속 부딪히는 축구다. 일본에 있을 때는 그런 축구만 했었다. 확실히 득점 기회가 많이 왔다. 다만 스프린트나 강한 압박, 빠른 수비 전환 등이 이뤄지다 보니 체력적으로 쉽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힘든 상태에서 볼을 잡는 상황이 오는 거다. 내려선 상대를 만났을 땐 공격 전개 과정이 크게 어렵지 않다. 문제는 골대 앞 수비 숫자가 많다 보니 골을 넣는 것이 쉽지 않다.

Q. 일본 선수들이 웨이트 트레이닝 등을 하는 데 있어서 한국 선수들과 차이가 있을까.

좀 다르다. 일본은 많은 유럽 리거를 배출하고 있지 않나. J1리그엔 유럽 무대를 경험하고 일본으로 돌아온 선수가 많다. 선진 축구를 경험한 선수들이 유럽의 웨이트 트레이닝 방식을 전수해 주는 듯했다. 한국은 몸을 키우는 걸 목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면, 일본은 유연성이나 기동력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을 한다. 보강 운동 시 한국 선수들은 무게에 초점을 맞춘다면, 일본 선수들은 자기에게 필요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한다.

Q. 운동량이나 강도는 어떤가.

한국이 체력 운동이나 웨이트 트레이닝 시간 등에선 여전히 일본보다 많다. 일본은 체력 운동도 경기에 초점을 맞춘다. 빠른 템포와 경기 중 폭발력을 더할 수 있도록 운동한다.

Q. 일본 무대를 경험하고 돌아온 뒤 K리그1에선 어떤 변화를 느꼈나.

K리그1도 확실히 발전한 것 같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전방 압박, 빌드업 등에 신경 쓰는 팀이 늘었다. 여전히 수비 숫자를 많이 두고 내려서는 팀들이 있긴 하지만, 이전보단 ‘좋은 축구’, ‘재밌는 축구’에 대한 고민이 커진 걸 느낀다. 축구에서 결과는 순간일 뿐이라고 본다. 구체적인 목표, 체계적인 훈련, 재밌는 축구, 좋은 결과 등으로 나아가야 발전하는 것 같다. 우리 감독님이 선진 축구로 K리그1에서 큰 변화를 주도하고 계시지 않나 싶다(웃음).

강원 FC 정경호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정경호 감독. 사진=이근승 기자

Q. 김건희의 축구 인생에서 정경호 감독은 특별한 존재인 것 같다.

정경호 감독님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군 복무 시절이다. 감독님이 코치로 계셨을 때다. 그때 정경호 감독께 깊은 인상을 받았다. 압박과 빌드업 훈련을 할 때였다. 감독님의 설명이 하나하나 이해됐다. 지도자가 훈련장에서부터 선수를 이해시키면, 선수는 그 지도자를 믿고 따를 수밖에 없다. 감독님은 더 좋은 지도자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분이다. 강원에서 다시 만나서도 정말 많이 느낀다.

Q. 김건희의 강원 합류는 정경호 감독의 강한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정 감독도 김건희에 대한 신뢰가 크다.

나는 앞서서도 말했지만 축구를 더 잘하고 싶다. 잘할 수 있는 법을 찾고 싶다. 선수 생활을 마친 뒤엔 지도자의 길을 걷고자 한다. 정경호 감독님과 함께하는 이 시간이 그래서 더 소중하다. 나는 감독님과 미팅하는 시간도 정말 재밌다. 감독님은 아이디어가 끊이질 않는 분이다. 감독님의 아이디어와 내 생각을 비교하면서 새로운 답을 도출하기도 한다. 나뿐 아니라 강원의 모든 선수가 감독님을 향한 믿음은 아주 확고한 것 같다.

Q. 쉴 땐 국외 리그도 많이 챙겨보는 것으로 안다.

내 취미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축구를 본다. 축구를 보면서 새로운 영감을 찾고, 동기부여를 얻는다. 유럽 빅클럽의 경기는 웬만하면 빼놓지 않고 본다. 앞서 언급했던 페트로비치 감독님이 계신 나고야의 경기도 챙겨본다. 삿포로에 있을 때 페트로비치 감독님의 지도를 받았다. 내 축구 인생에서 정말 큰 영향을 끼친 감독님이다.

Q. 페트로비치 감독은 무엇이 달랐나.

정경호 감독님처럼 축구를 선수에게 진짜 잘 가르친다. 어떤 축구를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그 축구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까지 이해시킨다. 매일 축구를 배운다는 느낌을 받았고, 준비 과정에서부터 재밌다고 느꼈다. 페트로비치 감독님은 특별한 지도자다.

김건희의 수원 삼성 시절(사진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건희의 수원 삼성 시절(사진 오른쪽).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Q. K리그 타 구단 경기도 챙겨보나.

나의 친정인 수원 경기만 챙겨본다.

Q. 강원 생활엔 완전히 적응했을 것 같다.

정경호 감독님에게 배우는 시간이 즐겁다. 프로축구 선수에게 이보다 좋은 게 있을까. 생활하는 데도 큰 문제가 없다. 맛집도 많고 조용히 쉴 수 있는 공간도 많다. 나와 잘 맞는 팀이다.

Q. 후반기 목표는 무엇인가.

안 다쳐야 한다. 내가 무조건 선발로 뛰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다. 경기 수가 많다. 현대 축구에선 스트라이커가 90분을 온전히 다 소화하기도 어렵다. 몇 분을 뛰든 모든 걸 쏟아낼 거다. 최대한 많은 공격 포인트로 정경호 감독님을 웃게 해드리고 싶다.

Q. 강원이 2시즌 연속 ACLE에 나서려면 감바를 넘어야 한다. 감바는 지난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 투(ACL2)에서 우승한 팀이다. 플레이오프가 강원 홈에서 단판 승부로 치러진다는 건 강원에 유리한 요소로 볼 수 있다.

우린 지금처럼 하면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말 기대되는 경기다. 일본의 빌드업과 기술은 예전부터 강점이었다. 감바는 고베나 마치다와 달리 킥 앤 러시보단 일본의 기존 강점을 살리는 팀에 가깝다. 그런 일본 팀이 우리의 강도 높은 압박에 어떻게 대처할 건지 궁금하다. 우린 우리 축구에 대한 확신이 있다. 지금처럼 나아가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강원 FC 스트라이커 김건희. 사진=이근승 기자
강원 FC 스트라이커 김건희. 사진=이근승 기자

Q. 강원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항상 감사하다. 많은 팬이 매 경기 우리를 응원해 주신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경기장을 찾아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개인적으로 강원에 와서 ‘정말 좋다’고 느끼는 게 있다. 선수단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팬들과 마주할 수 있다는 거다. 수원에 있었을 땐 경기장 구조가 조금 달라서 팬들과 마주하기가 어려웠다. 강원에 와선 팬들과 직접 소통도 하고 사인도 해드린다. 팬들께선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그게 정말 큰 힘이 된다. 전반기 때 부상과 경기력 저하로 좋은 모습을 못 보여드렸다. 죄송하다. 후반기 땐 정말 좋은 모습 보이겠다.

[정선=이근승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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