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임시 사령탑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대패 후 첫 마디는 “죄송합니다”였다.
한국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9~10월 A매치 2번째 친선전에서 1-4로 대패했다. 우루과이의 전방 압박에 수비가 무너져 내렸다.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한 뒤 후반 1골을 추가로 내주며 0-4까지 끌려갔다. 후반 35분 손흥민이 골망을 갈랐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모레노 감독은 부임 후 1승 1패를 기록했다. 에콰도르전 3-0 완승으로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으나 ‘강호’ 우루과이와 실력 차를 여실히 느끼며 무릎 꿇었다.
경기 후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은 고개를 숙이며 사과의 말부터 전했다. 그는 “팬들께 사과드리고 싶다. 경기장을 가득 채워주고 열띤 응원을 보내줬는데, 이런 결과를 안겨드렸다. 어떤 부분을 보완할지 더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후반전에는 우리가 원하는 방식이 어느 정도 나왔다. 하지만 계속해서 노력해야 한다. 직전 경기도 완벽한 모습이 아니었다. 계속해서 방법을 찾고 오늘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큰 격차로 패한 만큼, 다가오는 일정에서 선수들의 정신적·육체적 회복이 중요하다. 모레노 감독은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같은 과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선수들에게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하는지 대화를 나누겠다. 일정이 빠듯하다. 이제 베네수엘라전을 준비해야 한다. 오늘 팬들을 즐겁게 해드리지 못했다. 다시 잘 준비하겠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을 돕고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부임 후 2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모레노 감독. 두 경기 모두 전반전과 후반전 다른 경기력을 보여줬다. 전반전이 다소 답답한 흐름이었다면, 후반전에는 공격의 활로를 찾고 골을 만들었다. 이에 대해 모레노 감독은 “전술적 조정이 컸다. 경기 중 운영 방식에 문제가 있었다. 조금 늦게 파악하게 됐다. 이미 점수 차가 많이 벌어진 상황이었다. 후반전 들어서면서 3명을 교체할 계획이었는데, 한 선수가 다리 쪽 불편함을 호소해서 한 명 더 추가로 교체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체로 출전한 선수들이 제 역할을 잘 해줬다. 우리가 기회를 살렸다면, 1-3을 만든 뒤 2-3으로 추격하는 그림을 그렸을 수 있는데, 그러지 못했다. 패배의 책임을 받아들이고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향후 경기에서 전술 변경을 두고는 “나는 특정 포메이션을 고집하는 감독은 아니다. 상대에 따라 조정할 필요는 있다. 오늘도 4-4-2 포메이션이었으나 공격 상황에서는 다른 형태였다. 포메이션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갖고 있는 축구 철학은 확고하다. 잘 유지돼야 한다. 어려운 상황마다 자주 계획이 바뀐다면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메시지로 돌아가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대를 받던 이강인과 모레노 감독의 호흡은 완벽하지 않았다. 모레노 감독은 이강인을 소속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처럼 활용하겠다는 뜻을 보였으나 우루과이의 압박에 좀처럼 공격 기회를 만들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모레노 감독은 “한 선수만 떼어놓고 바라볼 수 없다. 팀 전체를 봐야 할 거 같다. 팀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모든 선수가 어려움을 겪는다. 압박에 고전한다면, 선수들이 여유를 갖고 플레이를 할 수 없다”라며 “오늘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었다. 누구 하나 느슨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장점이 더 잘 나타날 수 있도록 돕겠다”라고 했다.
중원의 핵심인 황인범은 에콰도르전에 이어 이번 경기도 명단에서 제외됐다. 모레노 감독은 “황인범은 세 번째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선수단 운영과 관련해서는 “현재 2명의 선수(조규성, 백승호)가 명단에서 빠졌다. 현재 28명 체제다. 가능한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자 한다. 지금은 서로가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 선수들이 우리가 원하는 철학을 얼마나 잘 받아들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무대는 경기다. 새로 기회를 받은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을 발탁한 이유 역시 충분히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라며 “대표팀 감독은 선수에 관한 정보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있다. 그래야 향후 중요한 일정에서도 (우리 철학에 맞는) 적절한 선수를 뽑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모레노호는 9~10월 A매치 4연전의 세 번째 경기 준비에 돌입한다. 10월 2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분위기 전환에 나선다.
[상암(서울)=김영훈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