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페덱(삼성 라이온즈)이 이번에도 ‘호랑이 공포증’을 털어내지 못했다.
페덱은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6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1차전에 삼성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경기는 당초 전날(25일)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우천 취소됐고, 이날 펼쳐졌다.
정규리그에서 2위(83승 3무 58패)에 오른 삼성은 이날 승전고를 울리며 한국시리즈(KS)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자 한다. 역대 5전 3선승제로 치러진 PO에서 1차전 승리 팀의 KS 진출 확률은 77.1%(27/35)에 달한다.
이처럼 중요한 일전에서 삼성은 선발투수로 페덱을 낙점했다. 페덱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우완투수다. 2015년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236번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의 지명을 받은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미네소타 트윈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쳤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132경기(581.2이닝) 출전에 32승 43패 평균자책점 4.83이다.
KBO리그에서도 활약은 계속됐다. 잭 오러클린의 대체 선수로 후반기 합류해 13경기(76.1이닝)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적어냈다. 단 올해 KIA를 상대로는 약했다. 두 차례 만나 2패 평균자책점 5.25(12이닝 9실점 7자책점)에 그쳤다.
그럼에도 사령탑의 믿음은 굳건했다. 박진만 감독은 25일 우천 취소가 발표되기 전 “만약 경기가 취소돼도 1차전 선발 투수는 페덱이 그대로 나갈 것”이라고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하지만 시작은 좋지 못했다. 1회초 박정우, 박재현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지만, 김도영에게 볼넷과 2루 도루를 내줬다. 이어 해럴드 카스트로에게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맞았다. 1루수 르윈 디아즈가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디아즈가 성급히 포기한 점이 아쉬웠다.
이후 페덱은 우익수 김성윤의 송구 실책으로 계속된 2사 3루에서 나성범에게도 1타점 좌전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김선빈을 3루수 땅볼로 물리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다행히 2회초 들어 안정을 찾았다. 한준수(삼진), 김태군(우익수 플라이), 하주석(유격수 땅볼)을 돌려세우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그러나 3회초 다시 주춤했다. 박정우(1루수 직선타), 박재현(투수 번트 아웃)을 잘 막아냈지만, 김도영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데 이어 카스트로에게는 비거리 115m의 우월 투런포까지 허용했다. 이후 나성범에게도 볼넷을 범했으나, 김선빈을 3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힘겹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4회초에도 웃지 못했다. 선두타자 한준수에게 비거리 120m의 우월 솔로포를 헌납했다. 김태군(좌익수 플라이), 하주석(삼진), 박정우(유격수 땅볼)를 묶으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은 것이 위안거리였다.
이후 5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페덱은 박재현(좌익수 플라이), 김도영(우익수 파울 플라이)을 잡아낸 뒤 공을 좌완 배찬승에게 넘겼다.
최종 성적은 4.2이닝 5피안타 2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5실점. 총 투구 수는 94구였다. 1회초와 3회초 2아웃까지 잘 잡은 뒤 연속 실점을 헌납한 점이 뼈아팠다. 페덱의 부진 속에 삼성은 5회초 현재 0-5로 끌려가고 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