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페덱(삼성 라이온즈)이 ‘호랑이 공포증’을 떨쳐냈다.
페덱은 30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2026 프로야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선승제) 4차전에 삼성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의 분위기는 좋았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고 있는 까닭이다. 정규리그 2위(83승 3무 58패)로 PO에 직행한 이들은 1차전을 1-5로 내줬지만, 2차전 8-3 승리에 이어 3차전에서도 6-4 승전고를 울렸다. 역대 5전 3선승제 PO에서 1승 1패로 맞선 뒤 3차전을 잡아낸 팀의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진출 확률은 56.3%(9/16)다. 1승만 더할 경우 1위 KT위즈(90승 5무 49패)가 기다리고 있는 KS로 향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은 선발투수로 페덱을 낙점했다. 페덱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우완투수다. 2015년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전체 236번으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마이애미 말린스의 지명을 받은 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미네소타 트윈스, 신시내티 레즈, 텍사스 레인저스 등을 거쳤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132경기(581.2이닝) 출전에 32승 43패 평균자책점(ERA) 4.83이다.
KBO리그에서도 활약은 계속됐다. 잭 오러클린의 대체 선수로 후반기 합류해 13경기(76.1이닝)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2.95를 적어냈다.
그러나 KIA를 상대로는 다소 약한 면모를 보였다. 두 차례 만나 2패 평균자책점 5.25(12이닝 9실점 7자책점)로 ‘혼쭐’이 났다. 이어 PO 1차전에서도 4.2이닝 5피안타 2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5실점에 그쳤다. 당시 투구 수는 94구. 이후 3일만 쉰 채 이날 다시 등판하게 됐다.
그럼에도 사령탑의 믿음은 컸다. 4차전을 앞두고 박진만 삼성 감독은 “오늘 선발투수 페덱의 투구 수는 정해져 있지 않다”며 “사흘 쉬었으니 매 이닝 컨디션을 체크하겠지만, 몸 상태가 좋다. 의욕 충만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페덱은 초반 사령탑의 기대에 완벽 부응했다. 1회말 박재현(좌익수 플라이), 김도영(삼진), 해럴드 카스트로(유격수 플라이)를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기분좋게 경기를 시작했다. 이어 2회말에도 나성범(삼진), 김선빈(3루수 직선타), 한준수(삼진)를 잠재웠다.
3회말 역시 깔끔했다. 하주석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김태군에게는 좌중간 안타를 맞았으나, 박정우(2루수 땅볼), 박재현(삼진)을 물리쳤다.
첫 실점은 4회말에 나왔다. 김도영의 중전 안타와 카스트로의 3루수 파울 플라이, 나성범의 사구로 1사 1, 2루에 몰렸다. 이후 김선빈은 우익수 플라이로 유도했으나, 한준수에게 1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았다. 하주석을 1루수 땅볼로 제압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위기는 5회말에도 찾아왔다. 김태군, 박정우를 연달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지만, 1루수 디아즈의 땅볼 포구 실책으로 박재현에게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김도영의 좌전 안타로 2사 2, 3루가 됐다. 다행히 카스트로를 헛스윙 삼진으로 막아내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후 6회말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페덱은 나성범을 1루수 땅볼로 물리쳤지만, 김선빈에게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내줬다. 이후 한준수에게도 1루수 맞고 2루수 방면으로 향하는 안타를 맞으며 1사 2, 3루가 되자 삼성 벤치는 좌완 이승민으로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이승민이 승계 주자에게 홈을 허락하지 않으며 실점은 늘어나지 않았다.
최종 성적은 5.1이닝 6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1실점. 총 투구 수는 99구였다. 페덱의 역투를 앞세운 삼성은 7회초 2-1로 앞서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