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택(25·울산 HD)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측면 수비수로 꼽힌다. 조현택은 울산의 붙박이 왼쪽 수비수로 K리그1 32경기에서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조현택은 빠른 발과 공·수 능력을 겸비해 풀백과 윙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조현택은 로베르토 모레노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마음도 사로잡았다. 조현택은 한국이 치른 9~10월 A매치 4연전에 모두 출전했다. 조현택은 9~10월 A매치 기간 이전까진 국가대표 데뷔전만 치른 선수였다.
태극마크를 달고서도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간 조현택은 11월 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조현택의 성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다.
조현택은 학창 시절부터 꾸준한 개인 훈련으로 기량을 갈고닦았다. 팀 훈련을 마친 뒤 스스로 정한 시간에 개인 운동을 이어가는 게 오랜 습관이다. 조현택은 “개인 운동을 거르면 하루를 제대로 보내지 못한 느낌이 든다”며 “훈련장에서 보여주지 못한 건 실전에서도 절대 나올 수 없다는 생각으로 운동한다”고 말했다.
‘MK스포츠’가 울산 동구 울산 클럽하우스에서 조현택을 만났다.
Q. 11월 A매치 2연전을 앞둔 대표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나라를 대표하는 자리에 뽑힐 수 있다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다.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Q. 2027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이 내년 1월에서 12월로 연기됐다.
아시안컵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9~10월 A매치 기간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욕심을 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아시안컵 개최 시기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계속해서 태극마크를 달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려고 한다.
Q. 9~10월 A매치 기간은 평소보다 길었다. 약 3주간 국가대표팀에서 생활하면서 새롭게 배우거나 느낀 것이 있었나.
대표팀은 한국에서 축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많은 게 달랐다.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인 만큼 훈련장에서의 태도부터 남달랐다. 훈련에 임하는 자세와 강도 등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졌다. 함께 훈련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Q. 대표팀에서 ‘가장 다르다’고 느낀 건 무엇이었나.
훈련의 질이 놀라울 정도로 높았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훈련 자체가 상당히 힘들었다. 경기장 밖에서도 다른 점이 있었다. 원정 이동이나 외출할 때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경호를 담당하는 분들이 계셨다. 인지도가 높은 선수가 많다 보니 외출이 자유롭지만은 않다는 걸 느꼈다.
Q. 연령별 대표팀 시절부터 조현택의 경력을 살펴보면 주로 아시아 팀들과 맞대결을 벌였다. 남아메리카 팀을 상대로 경기한 건 지난 A매치 기간이 처음이었다. 남미 선수들과 부딪히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도 있을까.
남미 선수들의 개인 능력이 정말 뛰어났다. 놀라울 정도였다. 상대가 우리의 강한 압박을 쉽게 풀어 나오는 게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또 하나 놀랐던 건 힘이었다. 체격이 나보다 작은 선수들도 있었다. 그런 선수들과 강하게 부딪혔는데도 밀려나지 않더라. 나와 분명 강하게 부딪혔는데 균형을 유지하면서 공을 지켜냈다.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Q. 성인 대표팀 생활은 이제 시작이나 다름없다. 그런데도 자신의 장점을 아주 잘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표팀에 합류할 때부터 자신감이 있었나.
좋게 평가해 주시는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내가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자리인 만큼 책임감이 막중했다. 그 책임감에 집중하다 보니 내가 가진 것을 확실하게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긴장하거나 기가 죽어서 내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게 싫었다. 최대한 자신 있게 플레이하는 데 집중했다.
Q. 지금도 숙소 생활을 하면서 개인 훈련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한다고 들었다. 하루 일과가 어떻게 되나.
우리 팀 훈련은 보통 오전에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가볍게 식사한다. 이후 훈련장으로 출근한다. 팀 훈련을 마치면 숙소로 돌아와 점심을 먹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그러고 나서 개인 훈련을 한다.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개인 운동을 하려고 한다. 경기 전날과 당일, 다음 날을 제외하고는 이 일과를 이어간다.
Q. 하루가 운동으로 가득한 건가.
그건 아니다(웃음). 오후 개인 운동을 마친 뒤 저녁을 먹는다. 식사 후엔 방에서 쉰다. 게임을 하거나 필요한 공부를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Q. 즐기는 게임을 알려줄 수 있나. 게임 외 다른 취미도 있을까.
취미라고 하면 게임이나 쇼핑인 것 같다. 옷을 좋아하는 편이다. 온라인 쇼핑도 하고, 쉬는 날 쇼핑하러 나가기도 한다. 게임은 리그 오브 레전드와 배틀 그라운드를 즐긴다(웃음).
Q. 프로축구 선수가 매일 개인 운동을 한다는 걸 당연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팀 훈련이 과거처럼 길지는 않지만 강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개인 운동은 강한 의지가 있어야 꾸준히 이어갈 수 있다. 매일 땀 흘리는 원동력은 무엇인가.
학창 시절부터 운동에 대한 강박이 조금 있다. 개인 운동을 거르면 뭔가 찝찝하다. 개인 운동을 하지 않으면 하루를 제대로 보내지 못한 느낌이 든다. 학창 시절부터 비슷한 일과를 보내고 있다. 지금은 습관이다.
Q. 개인 운동을 하는 시간 자체가 즐겁기도 한가.
나도 사람이다(웃음). 솔직히 점심을 먹고 나면 정말 졸리다. 개인 운동을 시작하기 전까지도 피곤할 때가 많다. 비슷한 시간대에 운동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단 그 시간이 되면 나간다. 나가야 한다. 운동을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저절로 몰입하게 된다. 아무리 피곤해도 개인 운동 시간이 되면 나가는 게 핵심이다. 나가면 어느 순간 운동에 집중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Q. 프로 데뷔 초기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건 아니다. 주목도가 떨어지던 시기에도 꾸준히 운동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또래 선수들이나 같은 팀 형들을 보면서 동기부여를 받았다. 나도 기회가 올 때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몸을 관리하자는 생각이었다. 늘 그런 마음으로 운동을 이어왔다.
Q. 오랜 시간 흔들리지 않고 같은 노력을 이어가려면 정신적인 관리도 중요할 것 같다.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
나는 스스로에게 냉정한 편이다. 나 자신을 많이 다그치는 것 같다.
Q. 김천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입대 전과 지금의 조현택을 비교하면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신체적인 부분이다. 가끔 예전 경기 영상을 찾아본다. 2023년 경기 영상을 보면 지금과 확실히 다르다. 특히 힘을 쓰는 부분에서 차이가 크다. 예전보다 훨씬 파워풀해졌다는 걸 느낀다.
Q. 김천에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특별한 조언을 받거나 새롭게 배운 것도 있나.
그런 건 없었다. 기존에 해오던 운동을 꾸준히 이어갔다. 김천의 특성도 있다. 운동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다. 운동에 집중하기 아주 좋은 환경이다.
Q. 올 시즌 K리그1에서 손꼽히는 측면 수비수로 성장했다. 스스로도 한 단계 올라섰다고 느낀 계기가 있나.
올해 가장 크게 달라진 건 김현석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나를 믿고 꾸준히 기용해 주셨다는 점이다. 경기에 계속 출전하면서 경기력이 향상됐다고 느낀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다. 정말 감사하다. 하지만 나는 만족하지 않는다. 스스로 냉정하게 평가하면 ‘눈에 띄게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를 마치고 돌아보면 부족하고 아쉬웠던 게 너무 많다. 나는 보완해야 할 게 많은 선수다.
Q. 지난여름 일본 J1리그를 비롯해 이적설이 꽤 나왔다. 실제로 다른 구단의 관심이나 제안이 있었나.
나도 모르는 이적설이 나오기도 했다. 에이전트를 통해 확인한 건 다른 구단에서 관심을 보인다는 정도였다. 내가 소속된 울산에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것에 흔들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나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었다.
Q. 자신도 모르는 이적설이 계속 나오면 정신적으로 흔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실제로는 어땠나.
전혀 그렇지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신기했다. 주변에서도 한마디씩 물어보는 분이 많았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이야기들이어서 알려줄 수 있는 게 없었다(웃음).
Q. 올 시즌을 시작하면서 세웠던 개인적인 목표는 무엇이었나.
최대한 많은 경기에 출전하고 싶었다. 기회를 얻으면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기복 없이 꾸준한 시즌을 보내자는 목표를 세웠다.
Q. 프로에서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는 건 가장 어려운 일로 꼽힌다.
결국 개인 운동이다. 개인 운동에 게을러진다는 건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노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으로 느낀다. 개인 운동만큼은 꾸준히 이어가려고 한다. 그게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이다.
Q. 울산은 지난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K리그2 강등을 걱정했었다. 올 시즌은 다르다. 올 시즌 남은 경기들을 잘 마치면 K리그1 준우승이 가능하다. 무엇이 달라진 건가.
김현석 감독께서 강조하시는 게 ‘원 팀’이다. 훈련장에서부터 ‘원 팀’을 강조하신다. 선수들도 ‘원 팀’이 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훈련이 끝난 뒤에도 경기력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Q. 측면 수비수는 윙어, 미드필더 등 주변 동료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동료들에게 특별히 요구하는 것이 있나.
나는 수비수이기 때문에 윙어들에게 수비적인 부분을 먼저 요구하는 편이다. 강한 수비가 바탕이 돼야 공격도 원활하게 풀어갈 수 있다. 함께 뛰는 윙어들과 수비적인 움직임을 많이 맞춘다. 훈련할 때도 마찬가지다. 수비 훈련에선 수비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이야기한다. 반대로 공격 훈련을 할 때는 내가 윙어들이 원하는 움직임에 맞추려고 노력한다.
Q. 올 시즌 상대했던 선수 중 일대일 대결이 가장 까다로웠던 선수를 꼽는다면.
전북 현대에서 뛰는 (이)동준이 형과 강원 FC에서 활약 중인 (모)재현이 형이다. 두 선수가 가장 까다로웠다. 동준이 형은 체격이 작고 빠른데 힘이 좋다. 몸의 균형과 코어 근육이 진짜 좋다. 몸싸움에서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한 번에 밀려버릴 정도다. 재현이 형은 체격이 크고 빠르다. 탄력도 뛰어나다. 전체적인 능력이 고르게 좋은 육각형 선수라는 느낌이다. 정말 열심히 뛰기도 한다. 우리와의 경기에서 자책골로 이어진 장면이 있었는데, 그 과정에서 재현이 형이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어 냈다.
Q. 조현택도 K리그1에서 빠른 선수로 평가받는다. 빠른 발은 타고나는 것인가, 노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인가.
나는 내가 빠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도 그렇게 빠른 선수는 아닌 것 같다. 순간적으로 힘을 폭발시키는 능력이 있어서 빠르게 보이는 것 같다. 주변에서 ‘빠르다’는 평가를 해주시는 것 같은데, 실제로는 그렇게 빠른 선수가 아니다(웃음).
Q. 꾸준한 운동을 통해 속도가 더 빨라졌다고 느끼기도 하나.
속도를 높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속도를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적어도 지금보다 느려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Q. 국가대표 선수로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가장 큰 꿈은 무엇인가.
선수 생활을 마칠 때까지 꾸준히 경기에 출전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 그러려면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몸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국가대표 왼쪽 풀백을 이야기할 때 내 이름이 거론되는 꿈을 꾼다. 열 명 중 한 명이라도 내 이름을 떠올려 준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Q. 측면 수비수는 수비뿐 아니라 공격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같은 포지션에서 성장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언한다면.
첫 번째는 부상을 조심하라는 것이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훈련장에서 100% 이상을 쏟아내야 한다. 훈련장에서 보여주지 못한 건 실전에서 절대 나올 수 없다. 나는 항상 그런 생각으로 훈련에 임한다.
Q. 훈련장에서 모든 걸 쏟아내야 한다는 생각은 어떻게 갖게 됐나.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프로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느꼈다. 나도 사람이다 보니 나태하고 안일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런 경험을 통해 초심을 잃지 않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초심을 유지하려면 훈련장에서 100%, 200%를 쏟아내는 게 우선이다.
Q. 울산 팬들에게 큰 사랑과 기대를 받고 있다. 훗날 울산에서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
울산을 거쳐 간 훌륭한 선수가 많다. 나는 그중에서도 가장 헌신적이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경기장에서 지기 싫어서 악착같이 뛰었던 선수로 기억해 주시면 좋겠다.
Q. 올 시즌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경기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팀이 남은 경기에서 최대한 많이 승리하고 시즌을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Q. 우승이 결정된 상황이라서 외부에선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할 것 같다. 선수단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우승은 이미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가 2위에 올라 있는데, 선수들 모두 그 자리를 반드시 지키자는 생각이 강하다. 그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Q. 팬들에게.
울산 팬들께 정말 감사드린다. 홈이든 원정이든, 거리가 멀든 날씨가 좋지 않든 항상 경기장을 찾아주신다. 매 경기 목소리를 높여 아낌없이 응원해 주시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남은 경기에도 많이 찾아와 응원해 주신다면 선수들 모두 지금의 순위를 지켜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반드시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울산=이근승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