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세 최고령 대기록… 이순재, 연기로 쓴 ‘KBS 역사’

배우 이순재가 KBS 연기대상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1935년생으로 올해 90세를 맞이한 그는 드라마 개소리에서의 열연으로 2024 KBS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 12월 31일 예정되었던 시상식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따른 국가애도기간 선포로 생방송이 취소되었고, 이후 녹화 방송으로 1월 11일 공개됐다.

대상 수상자로 호명된 이순재는 후배 배우들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올라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순재가 KBS 연기대상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사진=KBS 제공
이순재가 KBS 연기대상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사진=KBS 제공

그는 1961년 KBS 개국과 함께 드라마 나도 인간이 되련다에 출연하며 KBS와의 오랜 인연을 회상했다. 이어 “60살 먹어도 잘하면 상을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라며, 나이에 상관없이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는 한국 시상식 문화에서 고령 배우들이 주로 공로상을 수상하는 관행에 대한 품격 있는 일침으로 다가왔다.

‘베스트 커플상’까지 거머쥔 이순재, 유머와 감동의 순간

이순재는 대상을 수상하기 전, 드라마 개소리에서 함께 연기한 동물 배우들과 베스트 커플상도 수상하며 또 다른 화제를 모았다. 그는 “소피가 주연을 했다. 이 친구의 역량이 없었으면 개소리가 짖다가 말았을 것이다. 내가 짖을 뻔했다”며 유쾌한 농담을 던져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순재는 대상 수상 소감에서 개소리의 모든 배우, 스태프, 그리고 동물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자신이 지도 중인 가천대학교 학생들에게도 감사를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드라마 촬영으로 학생들과 함께하지 못한 시간이 많았다. 하지만 학생들이 ‘모처럼 하는 드라마니까 잘하라’며 격려해 줬다. 그 믿음 덕에 오늘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전하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로상이 아닌 연기로 평가받다’

이순재는 1935년생으로 올해 90세를 맞이한 그는 드라마 개소리에서의 열연으로 2024 KBS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사진=KBS 제공
이순재는 1935년생으로 올해 90세를 맞이한 그는 드라마 개소리에서의 열연으로 2024 KBS 연기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역대 최고령 대상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사진=KBS 제공

이순재의 대상 수상은 단순히 최고령 기록을 경신한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미국의 캐서린 햅번 같은 배우도 30대에 대상을 받고, 60세 이후에 세 번이나 더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경우가 드물다”며, 나이에 상관없이 연기의 본질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시청자와 연예계 관계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단순히 나이나 인기, 흥행 성적에 따라 수상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연기의 가치를 중심으로 한 공정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편, 이날 최우수상은 드라마 다리미 패밀리의 김정현과 박지영, 미녀와 순정남의 지현우와 임수향에게 돌아갔다. 인기상은 개소리의 연우와 아리가 수상하며 작품의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순재는 KBS 연기대상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또 한 번 한국 방송사에 새겼다. 그가 남긴 유머와 감동, 그리고 연기에 대한 진정성은 대중과 후배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앞으로의 배우 평가 기준에 대해 많은 생각을 남겼다.

90세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 이순재. 그는 단순히 최고령 배우라는 타이틀을 넘어 연기라는 본질로 대중의 마음을 움직이며 진정한 ‘KBS 역사’를 썼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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