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나의 행복, 삶 그 자체”… 故 안성기, 스스로 쓴 엔딩 크레딧

“안성기씨에게 영화란 무엇입니까?” MC 물음에 수줍은 듯 미소 짓던 그는 잠시 고민하다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영화는 나의 꿈, 행복, 삶 그 자체”라는 정의는 단순한 답변이 아닌, 60여 년 연기 인생을 관통하는 고백이었다.

꾸며낸 미사여구도, 거창한 철학도 아니었다. 하지만 65년이라는 긴 세월을 오직 스크린 안에서 숨 쉬어온 ‘국민배우’ 안성기에게 그보다 더 완벽한 정의는 없었다. 영화가 곧 자신이었고, 자신이 곧 한국 영화였던 거인(巨人)이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지난 2019년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방구석 1열’ 안성기 특집 편. 당시 MC가 던진 “안성기에게 영화란?”이라는 질문에 고인이 내놓은 답변이 그의 별세 소식과 함께 다시금 회자되며 대중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안성기.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안성기.사진=아티스트컴퍼니 제공

당시 그는 “영화는 그냥 나다”라며 “아주 어렸을 때부터 해왔고, 영화를 떠나서 다른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영화와 나는 그냥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는 5세에 데뷔해 74세로 눈을 감을 때까지, 단 한 번의 외도 없이 160여 편의 작품을 남긴 그의 삶을 관통하는 고백이었다.

‘꿈’으로 시작해 ‘전설’이 된 65년
안성기.사진=JTBC ‘방구석1열’캡처
안성기.사진=JTBC ‘방구석1열’캡처

그의 말처럼 영화는 그의 평생의 ‘꿈’이었다. 아역 배우로 시작해 성인 연기자로, 그리고 충무로의 맏형으로 자리 잡기까지 그는 멈추지 않았다. 160여 편의 필모그래피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영화가 걸어온 길이자, 배우 안성기가 꾼 꿈의 기록이었다. 혈액암 투병 중에도 영화 ‘카시오페아’와 ‘한산: 용의 출현’을 통해 스크린에 섰던 그의 열정은 육체의 고통조차 막을 수 없었던 ‘꿈’ 그 자체였다.

관객의 ‘행복’이 된 영원한 현역
안성기.사진=천정환 기자
안성기.사진=천정환 기자

고인은 또한 영화가 자신의 ‘행복’이라 말했다. ‘고래사냥’의 자유로운 영혼 민우로, ‘라디오 스타’의 속 깊은 매니저 박민수로 분해 관객을 웃고 울렸던 시간들. 그는 대중에게 위로를 건넬 때 가장 행복해했고, 대중은 그의 따뜻한 미소를 볼 때 가장 행복했다. 스캔들 하나 없이 오직 연기로만 말해온 그의 삶은 후배들에게 ‘배우의 품격’이 무엇인지 보여준 살아있는 교과서였다.

안성기라는 장르, 영화가 된 ‘삶’
안성기.사진=공동취재단
안성기.사진=공동취재단

마지막으로 그는 영화를 ‘삶 그 자체’라고 정의했다. 장례 기간 내내 빈소를 지키고 있는 정우성, 이정재를 비롯해 운구를 자처한 설경구, 주지훈 등 수많은 후배가 슬픔에 잠긴 이유는 명확하다. 안성기라는 사람은 단순히 연기를 업으로 삼은 배우가 아니라, 삶의 매 순간을 영화처럼 치열하고 아름답게 살아낸 ‘영화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오는 9일 오전 8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고인의 장례 미사가 엄수된다. 비록 그의 육신은 ‘삶’이라는 무대에서 퇴장하지만, 우리는 안성기를 잃지 않았다. 그가 남긴 수많은 명작 속에서, 그리고 “영화는 내 삶 그 자체”라던 그 울림 속에서 배우 안성기는 영원히 ‘현재진행형’으로 살아 숨 쉴 것이다.

꿈이었고, 행복이었으며, 삶 그 자체였던 영화 속으로 영원한 소풍을 떠난 故 안성기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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