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대중의 뜨거운 관심 속에 MBN ‘2026 한일가왕전’이 화려한 막을 올렸다.
2024년 첫선을 보인 ‘한일가왕전’ 시즌 1은 방영 초기 전국 시청률 11.9%를 기록하며 트로트 예능 국가대항전이라는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나, 이어진 2025년 시즌 2는 포맷의 피로도와 팬덤 중심의 대결 구도 한계를 노출하며 최종회 시청률 2.8%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표를 남긴 바 있다.
하지만 절치부심하여 돌아온 ‘2026 한일가왕전(시즌 3)’은 전작의 아쉬움을 완벽히 보완했다. 한일 수교 60주년이라는 역사적 상징성에 걸맞게 다채로운 장르적 융합과 탄탄한 서사를 들고나왔으며,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화려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숨 막히는 긴장감의 ‘100초 戰’, 가왕의 품격과 예술의 경지 증명
본격적인 대결에 앞서 1회에서 펼쳐진 핵심 코너는 단 100초 안에 상대 국가 팀원들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하는 가혹하고도 흥미로운 탐색전 ‘100초 서바이벌’이었다.
한국팀의 선봉장이자 ‘현역가왕3’ 우승자인 제3대 가왕 홍지윤은 “오히려 많이 보여주지 않는 것이 전략”이라는 여유로운 심리전과 함께 남진의 ‘내 영혼의 히로인’을 열창했다. 그녀 특유의 깊은 목소리와 국악풍의 섬세한 꺾기 창법이 어우러진 무대에 일본 대표 가수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었다”며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사를 쏟아냈다.
더불어 20년 차 뮤지컬 여제에서 트로트 가수로 성공적인 변신을 이룬 차지연의 무대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상투를 튼 파격적인 비주얼로 맨발로 무대에 오른 차지연은 송창식의 ‘고래사냥’을 선곡해 경연 무대를 한 편의 종합 예술로 승화시켰다. 한국팀 멤버들조차 “저런 아이디어가 어디서 나오냐”며 감탄을 금치 못한 이 퍼포먼스는, 이번 시즌이 단순한 성인가요 대결을 넘어 폭넓은 장르를 아우르는 고품격 음악 방송임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이에 맞서는 일본팀 역시 시모키타 히나가 에일리의 ‘보여줄게’를 한국어로 완벽히 소화해내고, 아즈마 아키가 깨끗하고 맑은 중저음으로 호평받는 등 만만치 않은 기량을 뽐내며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했다.
“역대급 든든한 라인업”, 시청자 호평 속 돋보인 밸런스와 특별 심사위원제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과 언론의 반응은 매우 고무적이다 16. 각종 커뮤니티와 시청자들은 이번 한국 TOP7(홍지윤, 차지연, 이수연, 구수경, 강혜연, 김태연, 솔지)을 두고 “라인업이 역대급으로 든든하다”고 입을 모으며, 홍지윤과 차지연의 압도적 무대 장악력에 대해 “예술 그 자체”라는 찬사를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2에서 지적되었던 장르 불균형 문제를 완벽히 해소한 점이 돋보인다. 11세 최연소 참가자 이수연의 감성, 10년 무명을 이겨낸 구수경의 서사, K-POP 감성을 더한 아이돌 출신 솔지의 합류는 팀의 입체감을 극대화하며 일본의 J-POP 공세에 맞설 최적의 라인업을 완성했다.
또한, 새롭게 도입된 ‘특별 심사위원’ 시스템은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국가대항전의 분위기를 한결 부드럽게 만들었다. 시즌 1, 2의 주역이었던 전유진, 린, 박서진, 타케나카 유다이가 골방 심사단으로 합류하여, 무대 뒤의 심리적 압박감과 전략적 포인트를 유쾌하게 짚어내 예능적인 재미와 공감을 잡았다. 동갑내기 박서진과 유다이의 티격태격 케미스트리, 그리고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등장한 전유진 등은 방송의 볼거리를 한층 풍성하게 채워주었다.
한일 문화 교류의 부드러운 완충 지대, 앞으로의 대결에 거는 기대
탐색전으로 예열을 마친 ‘2026 한일가왕전’은 이제 본격적인 1 대 1 라이벌전, 듀엣 대결 등 치열한 본선 무대를 앞두고 있다. 역대 전적에서 한국팀이 2전 전승을 거두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팀이 3연승의 위업을 달성할 것인지 혹은 일본팀의 매서운 반격으로 새로운 ‘한일 가왕’이 탄생할지가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비평가들의 평가처럼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시청률 경쟁이나 애국심 마케팅을 넘어, 양국 가수들이 상대방의 언어로 노래하고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민간 외교’의 장이자 부드러운 완충 지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과도한 팬덤 경쟁의 한계를 넘어 순수 기량과 감동 중심의 무대를 선보인 첫 방송의 방향성은 매우 고무적이다. 앞으로 남은 회차에서도 ‘2026 한일가왕전’이 양국 아티스트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한국과 일본의 대중음악 산업에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하는 뜻깊은 무대로 남기를 기대해 본다.
[MK홍동희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