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의 스포트라이트는 흔히 찰나의 결과물만 비춘다. 하지만 때로는 그 빛 너머로 한 사람이 묵묵히 쌓아 올린 시간의 결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있다. 최근 막을 내린 ‘K-트롯 그랜드 어워즈’에서 4관왕을 휩쓴 가수 장민호의 무대가 바로 그랬다.
대상 격인 ‘올해의 케이트롯 마스터피스’를 비롯해 ‘올해의 케이트롯 원톱’, ‘TOP10’, ‘공연상’까지. 숫자로 증명된 성과도 눈부시지만, 이 소식이 대중과 팬들에게 유독 벅찬 감동으로 다가온 이유는 그날 시상식을 채운 장민호의 ‘무게 중심’ 때문이다.
그는 단순히 상을 받기 위해 객석에 앉아 있는 수동적인 수상자가 아니었다. 전체 행사의 흐름을 조율하는 메인 MC였고, ‘고래사냥’으로 화려하게 포문을 연 뒤 ‘풍악을 울려라!’, ‘으라차차차’로 현장의 공기를 쥐락펴락하는 최고의 퍼포머였으며, 마침내 가장 빛나는 대상의 주인공으로 호명된 피날레 그 자체였다.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여백을 스스로의 힘으로 꽉 채워낸 아티스트. 대중이 왜 그에게 열광하는지, 단 하루의 시상식이 모든 것을 증명해 냈다.
‘팔방미인’을 넘어선 대체 불가 종합 엔터테이너
장민호를 향한 대중과 평단의 찬사 중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단어는 ‘만능 엔터테이너’다. 하지만 그의 매력을 단순히 “노래도 잘하고, 진행도 잘하는 팔방미인” 정도로 요약하는 것은 아쉽다. 장민호의 진짜 무기는 각기 다른 영역의 재능이 분절되지 않고 완벽한 시너지를 낸다는 데 있다.
무대 위에서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퍼포먼스로 관객을 압도하지만, MC석으로 자리를 옮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 차분하고 안정감 있는 진행으로 동료들을 빛나게 한다. 재치 있는 입담을 뽐내면서도 선을 넘지 않는 배려심은 그가 예능과 교양을 넘나들며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다. 노래, 진행, 예능이라는 세 개의 축이 서로를 갉아먹지 않고 오히려 서로의 매력을 보강하며 ‘종합 엔터테이너 장민호’라는 견고한 성을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보다 강한 ‘태도’의 힘… “맡겨도 되는 사람”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중문화계를 지켜보며 깨달은 바가 있다면, 재능이 뛰어난 스타는 많아도 ‘믿고 맡길 수 있는 스타’는 극소수라는 점이다. 장민호는 후자에 속한다. 누구보다 앞서 빛날 수 있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결코 혼자만의 빛으로 무대를 독식하지 않는다.
시상식이라는 긴장감 넘치는 현장에서도 관객과 동료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긍정적인 에너지와 여유. 이는 단기간에 기술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무명 시절을 거치며 타인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단단한 내공, 즉 ‘태도의 힘’에서 비롯된다. 대중은 그의 가창력에 환호하지만, 결국 더 오래 마음을 내어주는 곳은 그가 보여주는 인간적인 따뜻함과 신뢰감이다.
반짝이는 한순간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전성기
더욱 반가운 것은 이 찬란한 영광이 과거의 보상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장민호는 최근 단독 콘서트 전국투어 ‘호시절 : 9.11MHz’를 성황리에 마무리하며 대형 공연을 이끄는 원톱 가수로서의 티켓 파워를 입증했다. 동시에 MBN 오디션 프로그램 ‘무명전설’의 단독 MC로 맹활약 중이며, MBC ON ‘트롯챔피언’에서는 진행자인 동시에 월간 챔피언 후보로 오르는 진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그는 하나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영토를 넓혀간다. 그러나 그 확장 속에서도 특유의 온기와 성실함이라는 본질은 결코 잃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의 전성기는 어쩌다 찾아온 반짝이는 요행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차곡차곡 밀도를 더해가는 ‘현재 진행형’으로 읽힌다.
결국 장민호의 4관왕이 우리에게 남긴 진짜 의미는 트로피의 개수가 아니다. 우리는 그 번쩍이는 트로피 너머에서, 어떤 자리에서든 제 몫을 완벽히 해내고야 마는 한 사람의 지독한 성실함과 인간적인 매력을 보았다. 잘나서 좋은 스타가 아니라, 잘되어서 더 고마운 사람. 이번 4관왕은 오랫동안 흔들림 없이 빛나준 ‘사람 장민호’를 향한 대중의 가장 따뜻하고도 당연한 기립박수다.
[MK스포츠 홍동희 선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