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열이 7년간 폐섬유증 투병 끝에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시간을 떠올리며, 12살 아들을 향해 남긴 유언장을 공개했다.
심정지와 연명치료 권유까지 이어졌던 당시 상황 속에서도 유열이 가장 마음에 걸렸던 건 어린 아들이었다.
13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7년간 특발성 폐섬유증을 앓고 기적적으로 폐 이식 수술에 성공한 유열이 출연했다.
유열이 앓은 병은 ‘특발성 흉막실질 탄력섬유증’으로, 폐조직이 점점 딱딱하게 굳어가며 호흡이 어려워지는 희귀질환이다. 그는 “1% 정도 되는 희귀 질환이라고 하더라”며 “어떤 의사는 4년, 어떤 의사는 7년 정도 생존 가능성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병세는 점점 악화됐다. 유열은 “호흡하는 데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니까 계속 살이 빠졌다”며 “2024년 독감과 고열로 응급실에 실려간 뒤 6개월 동안 입원했는데 몸무게가 41kg까지 빠졌다”고 털어놨다.
당시 상황은 심각했다. 그는 “심박수가 190까지 올라가고 산소호흡기도 가장 센 걸 써야 했다”며 “대소변도 혼자 해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의료진은 가족에게 연명치료 여부까지 물었다고.
무엇보다 유열의 마음을 무너뜨린 건 당시 12살이던 아들이었다. 그는 “아내와는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아들한테는 아무 말도 못 해준 것 같았다”며 “그게 가장 마음에 걸렸다”고 털어놨다.
폐 이식만이 마지막 희망이었다. 유열은 “AB형이라 병원에서는 3~6개월 정도 기다리면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며 “다행히 3개월 만에 제 차례가 왔는데 기증 폐 상태가 좋지 않아 수술이 취소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더 큰 시련이 이어졌다. 두 번째 폐 이식 수술 날짜가 잡힌 날,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것.
유열은 “어머니 발인 날 아침 제가 또 의식을 잃었다”며 “조금 회복해서 수술 준비까지 다 했는데 국과수 부검 결정이 나면서 또 취소됐다”고 털어놨다. 폐 이식과 모친상, 의식 저하가 단 3일 안에 몰아쳤던 시간이었다.
그는 “40도 고열 때문에 의식이 왔다 갔다 해서 정확히 기억은 못 한다”면서도 “너무 힘들어서 이제는 저를 편안하게 데려가 달라고 기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결국 새벽에는 심정지에 가까운 상황도 두 차례 찾아왔다. 유열은 “모든 의료진이 뛰어오는 위급 상황이었다”며 “그런 일이 있고 나니까 이제는 정말 아무도 모르는 거더라”고 했다.
그날 새벽, 그는 홀로 유언장을 썼다.
유열은 “교수님께 종이를 달라고 해서 ‘만약 무슨 일이 있으면 아내에게 전해달라’고 했다”며 “휴지 박스 옆에 혼자 두고 가장 짧은 말로 쓰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가 남긴 유언장에는 어린 아들을 향한 미안함과 사랑이 담겨 있었다.
유열은 “‘사랑하는 아들 정윤아. 아빠하고 약속 많았는데 지키지 못해서 미안해. 잘 자라렴. 우리 아들 늘 지켜보고 기도할게’라고 썼다”며 울먹였다.
기적처럼 건강 상태는 다시 호전됐다. 이후 유열은 폐 이식 수술에 성공했고 현재는 회복률 90% 이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수술 후 처음 든 생각 역시 감사함이었다. 유열은 “가슴에 손을 대고 ‘고맙다’고 했다”며 “누군가의 폐가 제 몸과 연결된 거니까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럽게 떠난 딸의 장기를 기증한 아버님께서 ‘우리 딸 장기를 기증받은 분들이 건강하길 바란다’고 하셨는데 너무 눈물이 났다”며 “그 마음까지 기억하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현재 유열은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크게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요즘 아들이 저를 혼낸다”며 웃었다.
유열은 “아침 먹다가도 한참 아들을 보고 있으니까 ‘아빠 왜 밥 안 먹고 나만 봐?’라고 한다”며 “그럴 때마다 ‘난 너 보는 게 너무 좋다’고 말한다”고 했다.
이어 “학교 데려다주는 게 꼭 제 차지다. 그런 일상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진주희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