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경규가 중년 우울증과 한국 사회의 높은 자살률 문제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특히 “상처 줄까봐 말을 못 한다”는 자신의 성향을 고백하며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냈다.
21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갓경규’에는 ‘이경규도 무너지는 최악의 질병, 중년 우울증’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이경규는 한양대학교 교수이자 심리상담가인 박상미 교수를 초대해 우울증과 공황장애, 현대인들의 정신 건강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경규는 “심각한 우울증이 있다면 상담하고 약 먹는 게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며 운을 뗐다. 이에 박 교수는 “고열이 나면 해열제를 쓰는 것처럼 정신 질환도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자신 역시 오랜 시간 공황장애를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갑자기 숨을 못 쉬겠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느낌이 온다”며 “길 가다가 모르는 사람 붙잡고 살려달라고 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공황장애는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공황장애 자체로 죽은 사람은 없다”며 “대부분 30분 안에 증상이 지나간다. 그래서 ‘곧 끝난다’고 스스로를 안심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박 교수는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겪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마음이 섬세하고 타인에게 잘하는 사람들”을 꼽았다.
그는 “우리가 흔히 ‘저 사람은 피도 눈물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타인에게 너무 좋은 사람이 결국 자기 자신에게 가장 나쁜 사람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인들은 정이 많고 착하고 친절하다. 그런데 동시에 자살률과 우울증 비율이 굉장히 높은 나라”라며 “남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고 너무 많이 참고 산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타인에게 쓰는 에너지를 조금 줄이고 자기 자신에게 더 잘해야 한다”며 “자기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경규 역시 크게 공감했다. 그는 “나는 늘 ‘이 말을 하면 저 사람이 상처받지 않을까’를 너무 많이 생각한다”며 “그런 게 과하게 자리 잡다 보니까 오히려 나 자신이 힘들어진다”고 털어놨다.
또 “타인에게 무조건 관대할 게 아니라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인간관계 속 ‘선 넘는 농담’에 대해서도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저는 농담에도 뼈가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며 “누군가 선 넘는 말을 하면 웃으면서라도 ‘그런 농담은 좋아하지 않는다’고 표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경규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고, 두 사람은 한국 사회 특유의 ‘참는 문화’가 우울감을 더 키울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영상 말미 이경규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도 결국 연습이 필요한 것 같다”며 “나한테 조금 더 잘해주는 삶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승혜 MK스포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