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도형 기자] 32년 만에 영화 ‘여곡성’(감독 유영선)이 현대버전으로 다시 태어났다. 한국공포영화의 바이블과 차세대 호러 마스터의 만남에 개봉 전부터 호러 마니아들의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그 기대가 독이 됐다.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넘쳐버렸다.
1986년 개봉한 영화 ‘여곡성’은 개봉 당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KMDB(한국영화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여곡성’의 극장관객 수는 1992명에 불과했다. ‘여곡성’이 빛을 본 것은 개봉 몇 년 뒤 지상파 방송에 방영되면서부터다. TV방영 이후 공포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더니 ‘월하의 공동묘지’ ‘망령의 곡’과 함께 한국고전 3대 공포영화에 등극했다.
시간이 흘러 유영선 감독이 ‘여곡성’ 리메이크에 도전했다. 앞서 유 감독은 2014년 개봉한 영화 ‘마녀’를 통해 차세대 충무로 호러 마스터에 등극한 바 있다. 여기에 각 분야의 실력파 제작진들이 힘을 보탰다. 배우 서영희와 손나은, 이태리, 박민지 등이 열연했다. 다른 공포영화들과 달리 넘치는 자신감을 과시하듯 여름이 아닌 겨울을 개봉일로 결정했다.
'여곡성'이 오는 8일 개봉한다. 사진='여곡성' 포스터
그리고 마침내 공개된 유영선 감독의 ‘여곡성’은 다채로웠다. 원작과 차별성을 두기 위한 노력이 눈에 띄었다. 주인공 옥분(손나은 분)의 성격이 가장 큰 차이였다. 그는 원작과 달리 점차 능동적인 태도를 보이며, 내면의 욕망을 당당하게 표출했다. 연기력도 준수했다. 기대이상이었다. 서영희를 비롯한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빛났다.
아울러 ‘여곡성’ 제작팀은 다양한 촬영기법과 적절한 음향, 분장을 통해 극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한껏 돋보이게 만들었다. 특히 적외선 촬영은 박수 받을만한 새로운 시도였다. 원작을 봤다면 리메이크 버전 속 지렁이 국수 장면과 신씨 부인(서영희 분)의 분장, 무덤 등을 비교해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다만 ‘여곡성’은 94분짜리 영화다. 짧은 시간 안에 너무 많은 것들을 담으려다보니, 다소 산만해졌다. 전체적인 흐름이 매끄럽지 못했다. 공포를 만끽하기 이전 머릿속에 물음표를 가득 선사했다. 옥분의 심경변화 과정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다. 그것을 적절하게 드러낼 장치가 부족했다. 또 옥분의 그 능동적인 태도가 공포를 반감시켜버렸다. 그는 지나치게 용감했다.
앞서 유영선 감독은 “‘여곡성’ 각본은 원작과 스토리라인이 거의 비슷하다”며 “‘여곡성’을 모르는 젊은 층에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을 좀 더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적인 감성이 묻어있는 캐릭터를 만들고자 했다. 공포 시퀀스도 빠른 호흡의 액션 영화같이 스피디하고 에너지 넘치는 장면들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의 선택이 옳았는지는 관객들이 판단할 것이다.
‘여곡성’은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저택에 시집 온 옥분이 신씨 부인의 비밀을 알아가는 과정을 그린 공포영화다. 오는 8일 개봉한다. mkculture@mkculture.com